백경미 옥천교육도서관장

백경미 옥천교육도서관장

[동양일보]그럼에도 불구하고 봄은 왔다.

꽃핀 산과 들을 코로나19에 빼앗겨 속절없지만 그래도 봄은 봄이다.

도서관 담 너머 속속 도착한 벚꽃들을 창밖 참견하느라 마음은 이미 외출 중이다.

3월이라 함은, 지루한 겨울을 끝내고 뭐든 시작하는 두근거림이 존재하는 계절이다.

작년 이맘때는 아이들을 반가이 맞아 줄 독서프로그램이 도서관마다 일제히 열리고 재잘대는 아이들의 요란함에 도서관이 화들짝 깨어나는 때였다. 지금은 사회적 거리를 두는 적막한 시간들을 온몸으로 통과하고 있다.

상춘객이 되지 못하는 답답함과 계속되는 개학 연기로 학습에 공백이 생기는 걱정을 무엇으로 달래 볼까?

도서관에서 운영하는 꿀팁으로 개학 이후 교과수업을 준비해 봄도 좋겠다. 바깥 외출이 쉽지 않은 집콕의 무료함을 책에 흠뻑 빠지는 책콕으로 날려봄과 동시에 자기 주도 학습의 기초를 다질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것이다.

교육도서관마다 비치된 초등 1학년부터 중학교 3학년까지 교육과정과 연계된 교과 주제별 학습자료는 언제든 대출이 가능하다.

우리 도서관은 ‘비대면 안심 자료 대출반납’을 진행하고 있다. 이용자가 홈페이지를 통해 대출 가능한 자료를 예약한 뒤, 안전하게 책 소독을 거쳐 별도로 마련된 로비 공간에서 약속된 시간에 픽업해가면 된다.

1회 비도서 자료 포함 5권을 대출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방문시간 간격을 두어 다른 이용자나 직원을 마주칠 일 없으니 안심하고 재택 독서를 즐길 수 있다.

그간 ‘책, 네가 무척 그리웠노라’라는 메모와 함께 놓여 있던 책의 빈자리에 커피를 놓고 가신 분도 있다. 여태껏 지극히 평범한 일상이었지만 지금은 가장 간절하고 애타는 일이 되었음이 느껴져 애잔했다. 서로가 어려운 시기 잘 견뎌내 주어 고맙다고 손 맞잡고 위로를 건넬 수 있는 날이 어서 오기를 고대해본다.

슬기로운 집콕 문화생활로 심리적 면역력을 키우는 책콕 생활 노하우는 또 있다. 방대한 보유량을 자랑하는 전자도서나 2000여종의 국내 간행물을 포함한 전자 저널 서비스 등 다양한 디지털 콘텐츠도 충북교육도서관과 연계하여 무료로 운영되니 손쉽게 접속하여 이용해 봄직하다.

비대면 안심대출과 같이 진행된 온라인 독서습관 프로젝트 ‘콕콕콕, 집콕, 책콕, 선물콕’시리즈는 벌써 3탄을 준비해야 할 정도로 이용자들의 관심이 뜨겁다.

개학이 연장되고 휴관도 덩달아 장기화하니 간단하지만 독서습관도 유지할 겸 집에서 지루해할 아이들에게 소소한 즐거움을 되찾아 주기 위해 진행된 프로그램이다.

코로나19를 이겨내며 읽은 책이나 친구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 있다면 간단한 소개나 추천 이유를 적어 행사 참여사이트에 올리면 도서관 주간에 도서상품권과 기념품을 증정할 예정이다.

물론 추천된 책들은 도서관 이용자들과 공유할 계획이다.

우리는 지금 코로나19를 독서로 현명하게 이겨내는 중이다. 우리가 읽은 책들은 꿈틀대며 어느 순간 희망의 싹이 되어 꽃을 피울 것이다. 움츠렸던 마음이 책의 새순으로 활짝 펴지길 바란다.

언젠가 반드시 올 이 위기의 끝에서 힘차게 도서관 문을 활짝 열어젖히는 날,

그날까지 오늘도 즐거운 책콕으로 슬기롭게 집콕을 이겨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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