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원욱 전 청주시 흥덕구청장

허원욱 전 청주시 흥덕구청장

[동양일보]21C 활짝 핀 민주주의 전성기를 맞이하여 국정에 대한 국민의 참여와 관심은 참으로 지대하고, 비판 또한 날카롭다. 문제는 국민의 비판과 여론이 좀 더 정확한 정보에 근거하지 못 하고, 통합적인 사고의 틀을 갖추지 못 하고 있다는 것이다. SNS를 통해 가짜뉴스와 혐오스러운 동영상이 넘쳐나고, 일부 정치인과 지지자들의 근거 없는 막말과 무조건 반대까지 더해지면서 이를 바라보는 국민들은 혼란스럽기만 하다. 결코 국가사회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 행위들이 반복되는 것은 참으로 유감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민주주의 국가에선 국민의 정부에 대한 참여와 관심, 비판과 감시는 일상화 되고, 이러한 국민적 에너지는 국가발전의 원동력으로 작용해야 한다.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모든 국민이 자유롭게 선거에 참여함으로써 다수결의 원칙에 따라 원하는 정치인을 선출할 수 있고, 정부를 선택할 수 있다. 군주민수(君舟民水)라는 사자성어가 의미하는 바와 같이 국민은 현 정부가 잘 하면 힘을 합쳐 물 위에 뜬 배를 굳건히 받쳐줌으로써 목표를 향해 순조롭게 계속 항해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반면에 현 정부가 부정을 저지르거나 국리민복(國利民福)을 무시하고 국정을 소홀히 하는 는 경우, 배를 뒤집어 버리고 새로운 선장과 배를 선택해서 국가발전을 도모하고, 자신들의 꿈과 희망을 실현시켜 나가는 것이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펜데믹 현상을 가져온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우리 사회는 국민들의 다양한 의견이 많이 표출됐고 갈등도 심화됐다. 그것은 정부의 정책에 대한 각계의 의견이 제각기 다르고 충돌했기 때문이다. 특히 초기 정치권에선 자기 소속 정당에 유리하게 아전인수식 무분별한 여론을 형성하여 이용하려 했고, 일부 언론 또한 정론을 견지해 나가지 못 한 책임이 있다. 그리고 엘리트 전문가 집단이라고 하는 대한민국의사협회의 회원 70%가 초기 중국 발 입국을 봉쇄조치 하지 않은 것은 정부의 실책이었다는 의견을 제시하면서 국민여론은 찬반으로 나뉘어 혼란을 겪어야 했다.

이러한 일련의 현상은 넓고 지혜로운 통합적 사고와 전략의 중요성을 간과했기 때문에 일어나는 일임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나무만 보고 단편적인 평가를 한다면 의사협회를 비롯한 각 단체의 지적이 일견 옳다고 생각할 수 있다. 또한 그러한 의견도 존중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좀 더 넓은 안목과 전략을 가지고 조화로운 숲을 생각한다면 우리나라의 코로나19 방역에 대한 국내평가는 달라져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국가라는 넓고 아름다운 숲에는 코로나19 대처를 위한 방역나무만 있는 것이 아니라 경제나무도 있고, 외교나무도 있고, 국방나무 등 수많은 나무들이 존재하여 조화로운 숲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중국의 고전 삼국지를 읽으면서 느낄 수 있는 것은 단편적으로 나무만 보는 생각보다는 조화로운 숲을 보고, 더 나아가서는 아름다운 산의 위용도 살필 줄 아는 넓은 안목과 지혜를 가진 자가 수많은 전장과 전투에서 승리한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다. 닥쳐오는 앞일을 전혀 예측하지 못 하고 부정부패를 일삼는 환관들의 삶과 나무만 보고 용맹한 행동을 하는 장비와 여포, 나무와 숲을 보는 지혜를 갖춘 유비와 관우, 조조, 그리고 나무도 보고 숲도 보고, 산도 보는 신출귀몰한 안목과 지혜를 갖춘 제갈공명의 역할이 수많은 전장과 전투에서 어떤 역할을 했고, 어떤 결과를 가져왔는지 생각해 보면 통합적 사고와 전략이 얼마나 중요한 지를 절실히 느낄 수 있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모든 국민과 각계의 의견은 각자의 관점과 상황판단에 따라서 얼마든지 다를 수 있다. 문제는 이러한 다양한 의견들이 국가라는 하나의 용광로 안에서 믹서되고 용해돼서 미래지향적 국가발전의 원동력이 돼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의 코로나19 방역사례가 전 세계의 모범이 됐듯이 우리 대한민국은 모든 분야에서 세계 일류 선진국으로 도약할 기반을 서서히 갖추어 나가고 있는 것이다. 희망찬 대한민국의 눈부신 발전은 꿈이 아니고 현실이 될 날이 멀지 않았다. 지속적인 국가발전과 일류 복지국가 실현을 위해서는 국가와 국민이 머리를 맞대고, 다양한 발전방안을 끊임없이 연구하고 도출하여 실행에 옮겨 나가야 한다. 조화로운 숲을 보는 넓은 안목과 지혜, 통합적 사고와 전략이 있어야 21C 대한민국의 희망찬 미래를 열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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