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우리는 일상생활을 하면서 주거공간에서나 생활공간에서 버려지는 쓰레기를 흔하게 접할 수 있다. 쓰레기는 그 쓰임새를 다해 버려지는 경우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다. 또 간편한 사용이 가능하도록 만들어진 일회용품이 많아져 쓰레기는 더욱 많아지는 느낌이 든다. 이는 내가 사는 아파트의 쓰레기 배출장에 가보면 배출장의 절반 이상을 종이류 배출 공간이 차지하고 있는 것만 봐도 쉽게 알 수 있다.

아내의 성화에 못 이겨 가끔 쓰레기를 버리곤 한다. 갈 때마다 “얼마 안 되는 식구인데 쓰레기가 왜 이렇게 많이 나오는 거냐”하며 투덜거리게 된다. 우리 집은 소가족이라서 종량제 봉투에 담아 버리는 일반 쓰레기는 봉투 한 장이 채워지기까지 어느 정도의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자주 버리지 않아도 되지만 아내와 나 모두 직장 생활을 하기 때문에 각종 인터넷 쇼핑몰, 홈쇼핑을 이용하다 보면 박스와 같은 포장 용기의 부피는 일반 쓰레기보다 훨씬 많은 편이다. 아파트 쓰레기 배출장에 가보면 이런 현상은 우리 집뿐만이 아니고 대개의 가정이 그런 듯하다.

TV 뉴스에서 과대포장을 단속하는 보도를 본 적이 있다. 실제 상품 대비 포장 용기의 부피가 일정량을 초과하면 과대포장으로 적발된다는 내용이었다. 상품의 과대포장을 단속한다는 의미이지만 자원 재활용의 측면에서 보면 이렇게 배출되는 포장 용기도 재활용이 될 수 있는 자원이기는 하지만 쓰레기 배출량은 늘어나는 셈이다. 또 이런 재활용품도 제대로 분리배출되지 않으면 분리하는 비용이 들게 돼 재활용되지 못한다는 얘기도 들었다.

전에 동 행정복지센터 청소․환경담당자로 근무하면서 버려지는 우유팩을 화장지로 교환해 주는 사업을 담당해 본 적이 있다. 우유팩을 깨끗이 씻어 헹군 후 펴서 말린 상태로 가져왔을 경우 화장지와 교환해 주는 사업이다. 이처럼 재활용품은 선별 과정과 재처리의 과정을 거쳐야만 재활용될 수 있다.

불필요한 포장 용기와 일회용품은 가급적 사용을 자제해 자원을 절약하고 버려지는 쓰레기를 줄일 수 있다. 우선 나부터라도 쓰레기 줄이기 운동에 동참하고 발생한 재활용품은 재활용이 원활히 진행될 수 있도록 분리배출에 좀 더 신경을 써야 할 것 같다. 시민 개개인의 실천으로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된다면 제조업체에서도 동참할 것이라 생각한다.

어릴 적 쓰레기 수거 차량의 신호음을 들으며 쓰레기를 버렸던 기억이 어렴풋이 생각난다. 그때에는 쓰레기 종량제를 실시하기 전이었고 쓰레기 불법투기도 지금처럼 많지 않았을 것이다. 지금은 일반 쓰레기나 음식물 쓰레기를 배출하려면 종량제 봉투나 음식물류 폐기물 납부필증을 구입해야 하는, 버리는 데도 금전적인 부담을 해야 하는 시대이다. 그러나 재활용이 가능한 쓰레기는 별도의 비용 없이 투명한 봉투에만 버리면 되지만 종류별 분리와 세척이 안 된 재활용품이 지속적으로 버려진다면 앞으로의 미래에는 재활용품 배출에도 재처리 비용의 일부가 부과될 수도 있으리라 조심스레 걱정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