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스마트기기 사용 미숙...엄마가 '올케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사상 초유의 '온라인 개학'에 20일 초등학교 1∼3학년이 마지막으로 합류했다. 텔레비전 EBS 수업을 시청하지만 집중하기 쉽지 않은 초1학년(왼쪽)과 처음으로 컴퓨터 원격수업이 힘겨운 초3학년 학생의 모습.

[동양일보 신서희 기자]#"엄마 로그인이 안되요. 엄마 이 책이 아닌가 봐요.엄마 디지털 교과서가 있어야 된대요. 엄마 컴퓨터가 멈췄어요. 엄마 배고파요.엄마!엄마!엄마!"

3차 온라인 개학일인 20일 초등학교 1학년과 3학년 아이를 둔 A씨는 아침부터 정신이 하나도 없다.

컴퓨터방에서 큰애가 부르고 공부방에서 작은아이가 부르는 터에 이방저방 다니며 아이들 학습확인 해 주느라 진땀이다.

오전 9시부터 학습진행을 도와 줬지만 오후 1시반이 넘어서도 학습을 제대로 끝마치지 못했다.

재택근무 중인 A씨는 자신의 업무는 손도 대지 못한 상태였다.

A씨는 "학교를 가야지 집에서 하려니 힘들다"며 "벌써부터 피곤해 죽을 맛이다"고 토로했다.

#초등학교 1학년 아들을 둔 B씨는 수업을 듣는건지 노는건지 모르겠다는 반응이다.

EBS 시청을 하고는 있지만 책상을 뒤집어 엎고 올라가서 뛰면서 보는 등 집중하지 못하는 아이를 보고 있자니 답답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사상 초유의 '온라인 개학'에 20일 초등학교 1∼3학년이 마지막으로 합류했다.

이날 세종지역 초등학교 3학년 5054명은 개학연기 49일만에 선생님을 원격으로 만났다.

1만284명의 세종지역 초1~2학년은 텔레비전을 이용한 EBS 방송 중심의 원격수업을 했다.

이런 가운데 컴퓨터나 스마트 기기에 미숙한 저학년들의 온라인개학이다 보니 보호자들이 개인교사가 된 상황에 피로감을 토로하는 학부모가 늘고 있다.

특히 이날 온라인 개학과 관련 각 학급별 담임교사의 안내사항을 확인하려는 학부모들이 오전 시간대에 일시적으로 몰리면서 학교종이앱 접속지연도 발생했다.

초등 3학년 원격수업의 경우 1교시부터 5교시까지의 학습상황을 일일이 챙겨줘야 하고 과제물을 정리하고 사진촬영을 한 뒤 e-학습터 학급방에 과제물을 올려야 출석이 인정 되는데 부모의 몫이다.

초등 1∼2학년 출석 체크는 부모·조부모 등 가정에 있는 보호자가 대신 해야 한다.

함지수씨는 "3학년은 학습 습관이 잘 잡혀야 하는 중요한 시기인데 동영상 재생시켜 놓고 딴짓할 까 불안해 옆에서 같이 수업을 들었다"며 "아이가 개학한 것인지 엄마가 초등학생이 된 것인지 모르겠다"고 했다.

이같은 수업방식이 불안한 학부모들도 있다.

원격수업이 학교별·학급별 또는 도시와 농촌 간, 기초학력 부진 학생과 선행학습을 받는 학생 간 교육 격차를 심화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김현중씨는 "초등학교 1학년 아이들은 온라인 개학이 뭔지도 모른다. 텔레비전을 왜 저렇게 재미없는 것을 봐야 되냐는 식"이라며 "저학년이라 제대로 집중하지 못하는데다 부모가 잘 챙겨주지 못한다면 학습격차가 생기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 신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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