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교육청 자체개발 ‘바로 학교’ 플랫폼 제 역할
초등 저학년 ‘학부모 개학’·취약계층 학습지도 걱정

[동양일보 지영수 기자]초등학교 1~3학년이 20일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온라인 개학(등교)에 마지막으로 합류했다.

충북도교육청에 따르면 지난 9·16일과 이날 3차에 걸쳐 온라인개학에 들어간 도내 초·중·고교생은 모두 16만9000여 명이다.

모든 초·중·고교생의 온라인개학으로 접속 대란이 우려되기도 했으나 일부 프로그램 접속 지연을 제외하곤 별다른 문제 없이 원활하게 관련 누리집 등의 접속이 이뤄졌다.

이날 초등 저학년은 개학 연기 49일 만에 모니터로 처음 담임교사를 접하게 됐다.

초등 3학년은 학교 상황에 따라 스마트기기를 사용한 실시간 쌍방향형 또는 콘텐츠·과제 제공형 원격수업을 진행했다.

초등 1~2학년은 EBS 방송 중심의 원격수업과 콘텐츠·과제 제공형 원격수업 등을 학교 상황에 맞게 활용하도록 했다.

이날 다른 시·도와 달리 접속 대란이 없었던 것은 충북도교육청이 온라인개학에 맞춰 학생들의 원격수업을 위해 자체 개발한 ‘바로학교’ 플랫폼이 제 역할을 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도교육청의 온라인 학습 통합지원 사이트인 '바로학교'를 활용해 학습꾸러미를 이용한 학습과 결과물의 피드백, 생활교육, 건강 상태 등을 관리하게 된다.

초등학교 현장 교사들이 참여해 하루 4차 시수 분량의 학년별 기본 시간표와 학습활동, 퀴즈, 학습 노트, 디지털 교과서 연계 활동 등을 교실 수업의 형태로 진행하도록 구성했다.

중·고교는 주간학습계획, 학습지, 학습 관련 영상, 독서교육, 수험생 진학상담 등을 제공, 학생의 자기주도 학습활동을 지원한다.

특히 학생들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로그인 절차 없이 웹이나 모바일, 태블릿에서도 모두 실행이 가능하다.

세종지역은 각 학급별 담임교사의 안내사항을 확인하려는 학부모들이 오전 시간대에 일시적으로 몰리면서 ‘학교종이’앱 접속지연이 빚기도 했다.

하지만 집에서 초등학교 저학년 자녀를 돌보고 있는 부모들의 불만도 나왔다.

이모(청주시 가경동)씨는 "온라인 수업이라 봐야 15분 남짓 되는 동영상이 전부였고, 과제들은 아이 혼자서는 도저히 할 수 없는 수준으로 부모가 곁에서 계속 도와줘야 했다"고 토로했다.

이어 "오프라인으로 사전에 나눠준 과제 프린트물까지 풀려면 부모가 일일이 챙겨줘야 해 '부모 개학'이라는 말이 나온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1학년과 3학년 아이를 둔 신모(세종시)씨는 컴퓨터방에서 큰애가 부르고 공부방에서 작은아이가 부르는 터에 이방저방 다니며 아이들 학습확인 해 주느라 진땀을 흘렸다.

오전 9시부터 학습 진행을 도와줬지만, 오후 1시반이 넘어서도 제대로 끝마치지 못했다.

자녀를 지속해 살펴줄 수 없는 맞벌이가정과 한부모 가정, 조손가정, 다문화 가정 등 사회 취약계층의 학생 학습지도와 돌봄 문제도 해결해야 할 숙제다.

초등 1~2학년 출석체크는 부모·조부모 등 가정에 있는 보호자가 대신 해야 하고 3학년은 1교시~5교시 학습상황을 일일이 챙겨주고 과제물 정리와 사진촬영을 한 뒤 e학습터 학급방에 과제물을 올려야 출석이 인정되는 데 부모의 몫이다.

함모씨는 “동영상을 재생시켜 놓고 딴짓할까 봐 옆에서 같이 수업을 들었다”며 “아이가 개학한 것인지 엄마가 초등학생이 된 것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지영수·신서희 기자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