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복희 시인 <바퀴는 달의 외곽으로 굴렀다> 출간

[동양일보 김미나 기자]채워지지 않을 사랑을 찾아 떠나는 항해사의 외로운 여행기 같은 시집, <바퀴는 달의 외곽으로 굴렀다>가 출간됐다.

도복희(54·사진) 시인은 이번 시집에서 사랑의 외로움과 그리움을 때로는 아프게, 때로는 냉소적으로 노래하고 있다. 모두 52편의 시가 4개의 섹션에 나눠 담겼다.

도 시인은 “기대지 않으며 사랑할 수 있기까지 독립적이길 원한다”며 “한 사람을 바라보는 일이 곧 세상을 바라보는 일이고 그 세상을 시에 녹여내는 것은 시인의 운명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를 통해 주어진 운명을 온몸으로 느끼고 싶다”고 덧붙였다.

그의 첫 시집 <그녀의 사막>에서 인간관계의 욕망으로 인한 갈등에 시선을 두었다면 2번째 시집인 <바퀴는 달의 외곽으로 굴렀다>는 독립적이고 자유로운 영혼으로 서고자 하는 마음을 녹여냈다.

‘세월 다 보내고 돌아온 그의 저녁 밥상이 되어주던/그녀를 온 동네가 쑥덕거리든 말든/내 할머니는 정갈한 밥상을 눈썹까지 치켜들고/다소곳이 치마폭을 여미고 앉았다(중략)할머니가 치마폭 뒤집어쓰고 몸 던지려 했던 강물로 세상의 모든 비가 쏟아지고 있다/나는, 그녀의 유전자를 가장 많이 가지고 태어난 손녀다’-‘비에 대한 감정’ 중에서

전해수 문학평론가는 “이번 시집은 ‘떠나는 자의 외로움’이 감정의 속도에 따라 그리움의 방향을 결정짓고 있다”며 “시에 ‘오른쪽’과 ‘서쪽’이 자주 등장하는데 시인이 품은 사랑에 대한 ‘부채(負債)’에서 형성된 그리움의 방향으로 여겨진다”고 평했다.

충남 부여 출생인 그는 충남대 국어국문학과, 한남대 사회문화대학원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했다. 2011년 문학사상을 통해 등단했고 2018년 첫 시집 ‘그녀의 사막’을 펴냈다. 현재 옥천향수신문사 기자로 활동하고 있다. 시산맥. 130쪽. 1만원. 김미나 기자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