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 “정치 이어 가겠다” 광폭행보… 지역위원장 연임 기정사실

[동양일보 박승룡 기자]더불어민주당 곽상언 충북 동남4군 지역위원장이 본격적으로 지역의 선봉대를 잡으면서 당내 지각변동이 예고되고 있다.

곽상언 위원장은 이번 21대 총선에서 낙선한 후 자신의 SNS에 “또 걷겠다”라며 심경의 글을 올리고 동남 4군에서 “정치를 이어 가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동남4군 핵심 관계자는 “현재 곽상언 위원장은 동남4군을 돌며 낙선 인사를 하고 있고, 앞으로의 구체적인 진로를 정하진 않았지만 지역의 정서에 발 맞춰 나가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곽 위원장의 자리 굳히기가 현실화 되면서 그동안 지역의 맹주로 불리던 ‘이용희, 이재한 부자(父子)’의 정치적 입지가 위태로워지고 있다.

그동안 동남4군은 이용희 전 국회 부의장이 50여년 동안 세를 불린 지역으로 지난 4·5회 지방선거 때 보은·옥천·영동에 공천했던 군수 3명과 지방의원을 싹쓸이 할 정도로 전설적인 인물이다.

하지만 차남 이재한 중소기업 중앙회 부회장이 지역구를 물려받고 공직선거법 위반 등의 혐의로 피선거권이 박탈되면서 조직이 흔들리기 시작했고 미래통합당 박덕흠 국회의원에 내리 두 번 패하면서 급격하게 세가 기울었다.

지역 맹주의 자리가 바뀌자 당 소속 기초 단체장과 광역의원, 기초의원들은 공천권을 쥔 곽상언 위원장의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위인 곽상언 위원장이 지방선거를 이끈다면 신선한 ‘노무현 마케팅’으로 선거 판세에 상당한 영향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곽 위원장은 이번 총선에서도 실제 2개월이 채 안되는 선거준비로 낙선했지만 ‘노무현 마케팅’으로 4만2613표를 얻어 41.4%의 득표율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8년간 텃밭을 다져온 박덕흠 국회의원에 15.4% 차이로 낙선했지만 나름 선전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번 총선출마로 당연직 위원장을 맡은 곽 위원장은 일단 오는 5월 예정된 전당대회 개최 전까지 임기가 주어진다.

지역위원장 공모에 신청자가 없고 본인 의사만 확고하다면 전당대회 이후에도 위원장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정계의 시각이다.

이재한 중소기업 중앙회 부회장과 경쟁구도를 예견하는 정치인들도 있지만 2022년 피선거권이 회복되기 때문에 주도권 경쟁에서는 맞붙을 수는 없다.

곽 위원장의 정치적 행보가 구체적화되자 지역의 정치인들도 2년 뒤 치러질 지방선거를 앞두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하지만 ‘이용희 부자’의 영향력을 무시하지 못하기 때문에 눈치싸움을 벌이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A군의원은 “‘이용희 부자’ 50여년 정치적 세월과 경륜을 무시하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지만 정부와 중앙당에 쉽게 협업할 수 있는 영향력을 가진 곽 위원장을 따르는 세력이 많은 건 사실이다”고 말했다.

충북지역에서 가장 낙후된 지역인 동남4군은 이번 총선 때 중앙정치 거물들이 곽 위원장을 돕기 위해 잇따라 내려와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정치 1번지 종로에서 당선된 이낙연 전 공동선대위원장과 이해찬 당대표, 정청래 국회의원 등 중앙정부 핵심인물들이 모두 다녀갔다.

지금까지 총선에서 이처럼 많은 거물급 정치인들이 다녀간 것도 이례적이기 때문에 동남4군 지역민들의 정치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다.

주민 김정태(옥천읍·35)씨는 “언론에서만 보던 거물급 정치인들이 곽상언 위원장을 지원하기 위해 옥천을 방문,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중앙정치 무대와 연결된 사람이 지역을 이끌어야 지역도 발전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지역정가가 요동을 치면서 세대교체의 중심에선 곽상언 위원장과 ‘이용희 부자(父子)’ 정치적 셈법이 복잡해 지고 있다. 옥천 박승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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