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요즘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자부심을 갖고 어깨에 힘을 줄 것이다. 방역 선진국, 세계 제일의 의료시스템, 코로나를 완벽하게 대처한 우수 국민 등 전세계의 찬사가 연일 쏟아지기 때문이다.

물론 기쁘고 고맙고 다같이 행복한 일이다. 다만 이럴 경우 우린 자칫 방심하기 십상이다.

요즘 길거리에 나서면 마스크 착용하지 않은 사람들을 부쩍 많이 본다. 또한 특정 장소에서 마스크 쓰지 않은 모습에 문제제기를 하거나 착용을 당부하는 사람에게 미착용자가 “이젠 뭐...”라며 대충 눙치려는 경우도 종종 본다.

안된다. 이럴때일수록 더 철저히 차단해 끝까지 대한민국이 세계 최고임을 놓치지 않게 해야한다.

자랑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 모두와 국가적 재앙을 막기위한 노력임을 잊지 말아야 하는 것이다.

바이러스 확산세가 누그러진 데다 날씨도 풀리면서 '춘래불사춘'이라는 얘기가 언제 있었냐는 듯 거리를 오가는 사람과 차량이 눈에 띄게 늘었다.

주말에는 공원에 나들이 나온 시민들로 다시 붐비기 시작하고, 골프장에도 여유롭게 라운딩을 즐기는 동호인들로 북적인다고 한다. 감염 우려에 위축된 채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서로를 경계하던 모습에서 벗어나 조금씩 자신감을 회복해 가는 것을 나쁘게만 볼 이유는 없다.

하지만 여전히 국내 신규 확진자 수가 닷새 연속 10명 안팎에 머물고 있지만 전반적인 상황은 별반 달라진 게 없다.

팬데믹(세계적 대유행)도 그대로고 재확진 우려도 여전하다. 특히 이달 30일 부처님오신날부터 어린이날인 내달 5일까지 이어지는 황금연휴가 코로나19가 다시 크게 번지는 계기가 되지 않도록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

코로나19의 피로를 말끔히 씻어낼 수 있는 천금 같은 연휴가 오히려 민관의 의기투합으로 어렵사리 일궈낸 방역 성과를 거꾸로 되돌리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있는 게 사실이다.

이번 연휴 기간 제주 항공편 예약률도 80%를 웃돈다는 소식은 이런 걱정을 더 크게 만든다.

또 다른 대표적 관광지인 동해안 사정도 비슷해 강릉, 속초, 삼척, 양양 등지의 리조트와 대형 숙박업소도 연휴 예약이 거의 찼다고 한다.

갑갑한 집콕을 벗어나 일정부분 움직이고 싶어하는 마음도 이해는 된다. 다만 이런 가운데 다시 문을 여는 야외시설을 통해 집단감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는 데 한치의 소홀함이 없어야 할 것이다.

국립 야외시설 중 자연휴양림과 수목원, 국립치유원, 치유의 숲 등이 22일부터 운영을 재개하고 개인이나 지자체가 운영하는 시설도 속속 문을 열 예정이어서 어느 때보다도 철저한 방역 지침 준수가 필요하다.

방역당국과 전문가들의 경고처럼 코로나는 전파력이 강한 데다 경증이나 무증상인 경우도 많아 언제든 다시 대유행이 찾아올 수도 있다.

세계최고라는 자부심에 상처가 나지 않도록 전국민이 마음을 다잡고 방역에 끝까지 최선을 다하자. 우리 모두 흐트러짐 없는 자세로 꾸준한 대응과 준비로 막아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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