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영섭 인성교육칼럼니스트

반영섭 인성교육칼럼니스트

[동양일보]아프리카 오지의 나라 챠드의 문인 ‘무스타파 달렙’은 보이지도 않는 바이러스 '그 하찮은 코로나19에 의해 흔들리는 인류, 그리고 무너져 내리는 사회, 작은 미생물 하나에 지구가 뒤집히고 있다. 그것은 모든 것에 새로운 의문을 던지고 이미 안착된 규칙들을 무시해버렸다고 했다. 어떤 정부도 못해내던 세금인하, 면세, 무이자, 투자기금 퍼주기 등과 노조들의 시위에도 못 얻어낸 유류가격 인하, 각종 사회보장강화 등등을 이 작은 미생물이 성취해 냈고, 여유로운 시간이 갑자기 생겨 뭘 할지 모르게 만들어 버렸다고 했다. 이제 이 바이러스는 우리 삶의 일부가 되어 버렸다. 2009년 메르스사태 이후 11년 만에 더 최악의 재앙을 만나 우리네 삶의 관점이 환골탈퇴하고 있는 것이다. 부모들은 자신의 아이들에 대해 알아가기 시작했고, 아이들은 집에서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에 대해 배우기 시작 했다. 일은 이제 더 이상 삶에서 우선이 아니고, 여행, 여가도 성공한 삶의 척도가 아님을 깨닫게 하였다. 우리는 곧 침묵 속에서 스스로를 돌아보기 시작 했으며 나약함과 연대성과 배려의 가치에 대해 새롭게 이해하게 되었다. 가난하거나 부자거나 모두 한 배에 타고 있음도 알게 해주었다. 시장의 모든 물건들을 맘껏 살 수도 없으며 병원은 모두 환자로 꽉 차 있어서 더 이상 돈과 권력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들임을 깨닫게 하였다. 코로나 바이러스 앞에서는 우린 모두 똑같이 연약한 존재일 뿐인 것이다. 외출할 수 없는 주인들 때문에 차고 안에서 최고급 차들이 잠자고 있다. 이전에는 실현 불가능한 것으로만 보였던 사회의 부조리 등을 이런 식으로 단 며칠 만에 인류사회에 사회적 평등을 이루어 버렸다. 공포가 모든 사람을 평등하게 사로잡았다. 가난한 이들에게서 부유하고 힘 있는 사람에게 죽음이란 공포는 조용히 자리를 옮겨갔다. 우리에게 인간도 한낱 미물임을 자각시키고 우리의 휴머니즘을 일깨워 주었다. 화성에 가서 살고, 복제인간을 만들고 영원히 살기를 바라던 인류에게 그 한계를 깨닫게 해주었다. 확신이 불확실로, 강력한 힘이 연약함으로, 권력은 연대감과 협조로 변하는데 6개월도 걸리지 않았다. 경제와 과학의 대국이라는 미국을 허둥지둥하게 만들었다. 많은 헛된 꿈들이 거짓말들로 변하는 데에는 단 며칠이면 충분했다. 인간의 힘이란 그저 아무것도 아님을 깨닫게 해주었다. 인간이란 무엇인가? 우리의 가치는 무엇인가? 인간본연의 섭리를 모르던 우리에게 보이지 않는 코로나19바이러스를 통해 미물에 불과함을 깨우치게 했다. 교만하고 오만한 자들에게는 죽음을 가르쳐 주고, 겸손하고 순응하는 사람들에게는 지혜와 슬기로 고통을 극복하는 방법을 가르쳐 주고 있다. 이제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전 세계가 하나같이 직면한 코로나 바이러스 상황에서 우리의 지혜와 슬기가 무엇인가를 스스로 질문해보고 깨달아야 한다. 쓸데없는 탄식과 비판만을 일삼지 말고 이 유행병이 주는 여러 가지 의미를 묵상해 보고 오늘도 건강하게 살아 있음에 감사해야 한다. 이 코로나19보다 더 나쁜 바이러스, 그건 우리들 사이에, 우리 안에 있었다. 어떤 관점을 선택할 건지는 우리에게 달려 있다. 어떤 일이든 절망을 희망으로 승화시키는 반전의 기회는 발상의 전환과 긍정적 마인드에 달려있다. 지금까지 우리가 너무 자만에 빠져 흥청망청한 삶을 당연시 한 결과의 벌인지도 모른다. 행복한 삶이란 절제가 없으면 사람들은 극단에서 극단으로 치닫게 된다. 너무 많이 요구하여 낭비하게 되던가, 필요할 때도 쓰지 못하는 인색으로 나아가게 된다. 쾌락을 절제하지 못하게 되면 결국 엄청난 고통에 이를 수도 있다. 이 같은 고통을 피함으로써 가장 적절하게 즐거운 인생을 향유하게 하는 지혜가 바로 절제라 할 수 있다. 절제가 없으면 적절한 게 무엇인지 과도한 게 무엇인지도 알지 못한다. 어디엔가 집착하여 분수를 지나치게 된다. 절제는 인생을 슬기롭게 살아가는 균형 감각이며 우리 자신에게도 이롭고 타인에게도 이롭다 할 수 있다. 평상시 모든 행동에서 자제와 절제의 실상을 보여야 한다. 가정에서, 식당에서, 길거리에서, 공공시설에서, 문화공간에서 모든 공간과 가족끼리, 이웃끼리, 각종사회단체끼리, 모든 지구인끼리 인간관계에서 자제나 절제라는 말을 생활하는 가운데 틈틈이 사용하고 행하여야 한다. 코로나19가 우리에게 뼈저리게 깨우쳐 준 것은 우리 모두는 연결되어 있다는 것과 온 인류는 공동운명체라는 것이다. 또한 자제와 절제가 우리의 인생에 중요한 행복의 이정표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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