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정 “지출하지 않은 2개월 분 무상급식비 활용” 시행
유은혜 부총리 충북지역 준비 상황 점검·공급방법 논의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이 27일 오후 청주 ‘농가생활협동조합’을 찾아 농산물 꾸러미 제작 현장을 살핀 뒤 농산물 꾸러미를 만들고 있다.

[동양일보 지영수 기자]사상 초유 온라인 개학으로 가정에서 원격수업을 하고 있는 대전과 충북 등 8개 시·도 초·중·고 학생들에게 농산물 꾸러미가 배달된다.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27일 전국 8개 시도의 초·중·고 학생 364만명을 대상으로 '농산물 꾸러미' 지원사업을 시행하기로 했다.

당정은 이날 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와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국회 의원회관에서 협의회를 열고 이같이 결정했다.

당정은 코로나19로 학교 급식이 중단된 데 따른 농가 피해를 줄이기 위한 이번 사업을 여건상 추진이 가능한 지역부터 순차 추진하고, 단계적으로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이번 사업을 시행하는 광역지자체는 서울, 광주, 대전, 경기, 충북, 전북, 전남, 경남 등 8곳이며 세종과 강원에서도 참여를 검토 중이다.

민주당 조정식 정책위의장은 브리핑을 통해 "참여 여부를 확정하지 않은 곳은 부산, 대구, 인천, 울산, 충남, 경북, 제주 등 7곳"이라며 "이들 지역과도 추후 협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정은 학교급식 중단으로 활용이 가능한 무상급식 예산 2717억원 내에서 농산물 꾸러미 지원사업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학생 1인당 3만원 가량의 꾸러미를 지원한다고 보면, 1차 지원 대상인 364만명에게 총 1093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된다. 전국 546만여명을 대상으로 시행할 경우에는 1회 공급당 1639억원이 들어갈 전망이다.

조 의장은 "꾸러미 사업은 개학하지 않은 3∼4월 2개월분 내에서 무상급식비가 지출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를 활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꾸러미 공급 방식은 현물 배송이나 온라인 쿠폰, 농축수산물 전문매장 쿠폰 지급 등으로 다양화할 예정이다.

농산물 품목의 경우 교육청, 학교와 각 지자체의 의견을 들어 결정하기로 했다. 위생 안전의 우려가 없다면 농산물 외 축산·수산물도 포함할 수 있다.

교육부와 농식품부 등 중앙정부 차원의 사업지원단을 운영, 각 교육청·지자체와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또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과 협업해 꾸러미 제작 현장에서 품질을 점검하기로 했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이날 오후 학교급식 친환경 식재료 공급업체인 농가생활협동조합(청주시 흥덕구)을 방문해 농산물 꾸러미 제작 현장을 살펴보고, 교육청·지자체 관계자 등을 만나 충북지역 준비 상황을 점검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 업체 농산물 꾸러미는 쌀, 현미, 파, 양배추, 감자, 방울토마토, 사과 등으로 구성됐다.

충북도교육청 회의실에서 현장간담회를 열어 ‘학생 가정 농산물 꾸러미 지원사업’ 추진 상황과 농산물 공급방법 등을 논의하고, 원활한 사업 추진을 위해 관계 기관의 협조가 필요한 사항 등에 대한 의견을 들었다.

유 부총리는 “이번 사업이 원격수업에 참여하는 학생들이 건강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학부모 부담도 덜어줄 뿐만 아니라 생산 농가와 농산물 공급업체 등의 경제적 어려움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사업을 처음 실시하는 만큼 정부와 교육청, 지자체가 함께 힘을 합쳐 꼼꼼하게 준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지영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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