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의회 설계비 전액 삭감·교육부 중투심사 반려
도교육청, 오는 8월 재상정… “치밀하게 준비할 것”

[동양일보 지영수 기자]충북 미래학교의 모델이 될 ‘개인 맞춤형 미래학교’인 (가칭)단재고 설립에 차질이 생겼다.


교육부 중앙투자심사에서 반려되고 충북도의회 추경심사에서 설계비 전액이 삭감되는 등 제동이 걸렸기 때문이다.


28일 충북도교육청에 따르면 현재 청주 가덕중학교 부지에 교육과정의 제약을 받지 않는 각종학교로 학년별 3학급(학급당 12명)으로 구성해 모두 9학급 108명 규모의 기숙형 단재고를 2023년 설립할 계획이다. 


단재고 명칭은 청주에서 유년기를 보낸 독립운동가 겸 사학자 단재 신채호(1880~1936) 선생 호에서 따왔다.


각종학교는 국가에서 제시하는 교육과정 중 국어·사회(역사 포함)를 100분의 50만 운영하고 나머지는 학교에서 자유롭게 교육과정을 편성할 수 있다. 


교육과정도 자기 주도적 학습능력과 생태적 감수성, 사회적 감성 능력, 심미적 감수성 향상에 초점을 맞춘 민주시민 양성에 목표를 뒀다.


이에 따라 학생과 학부모, 교사가 함께 개인별 교육과정을 계획하고 배움의 영역을 확대하는 개별 프로젝트 형식으로 교육과정을 운용한다.


하지만 교육부 중앙투자심사위원회(중투)에서 반려돼 개교목표 추가 조정이 불가피해졌다.


도교육청에 따르면 전날 발표한 중투 결과에서 충북에서 제출한 단재고 신설안은 절차적 정당성 문제 등으로 ‘반려’ 결정됐다.

심사위원들은 도교육청이 교육과정심사위원회의 심의를 마친 뒤 자체 투·융자 심사(자투)를 진행한 것이 아니라 자투 후에 교육과정 심사위를 진행한 절차적 문제를 지적했다.


이와 함께 규모나 위치도 조정할 것을 주문했다. 
이에 따라 도교육청이 2022년에서 2023년 3월 1일로 한 차례 연기했던 개교 목표가 2023년 이후로 추가 조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였다.


도교육청은 지난해 말에도 개교목표를 예정대로 추진하기 위해 국제교육원 위탁 교육과정 등도 검토했지만 이번 중투 결과에 기대를 걸었었다.


하지만 이번 중투 반려로 약 288억원이 소요될 단재고 설립 일정을 가능하기 어렵게 됐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난 23일 열린 381회 충북도의회 교육위원회에서도 ‘2020년도 1회 충북도 교육비특별회계 추가경정 예산안’ 심사에서 절차적 문제를 들어 설계비 5억3580만원을 전액 삭감했다. 이어 28일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도 부활하지 못했다. 


서동학(충주2) 부위원장은 “의회에서는 항상 학교설립 부분은 기본 계획안부터 많은 관심이 있는데 단재고 관련 경과가 어떻게 진행이 됐는지 아무런 설명도 없이 갑자기 추경에 예산이 올라왔다”며 “교육감 공약사업이라 절차 무시하고 예산을 올린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도교육청은 올해 8월 중투에 단재고 안건을 재상정할 예정이지만 통상적으로 신설 학교의 예산반영부터 개교까지는 3~4년의 필수소요 기간을 고려하면 2023년 개교는 어렵게 된 셈이다.
더욱이 대상 부지인 가덕중학교의 통폐합 일정도 겹쳐 2021년 하반기에서나 실질적인 착공이 가능하다.


김병우 교육감은 “단재고의 중투 반려와 도의회 교육위의 예산삭감 모두 절차적 문제로 지적을 받았다”며 “준비 기간도 길어 내용을 진작 설명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지만, 앞으로는 차근차근 치밀하게 준비할 것을 주문했다”고 말했다.


지영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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