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패 영정 봉안한 ‘길상사’ 관리 부실로 '폐허' 직전...진천주민, "천하태평 진천군, 빠른 시일내 대대적 유적지 정화사업 벌여야" 일침

[동양일보 김성호 기자]삼국통일의 주역인 김유신 장군의 탄생지 '생거진천'이 무색해지고 있다.

충북도 기념물 제1호로 흥무대왕 김유신(金庾信) 장군과 병자호란 때 큰 공을 세운 진천출신 의병장 조감(趙感) 장군의 위패와 영정을 봉안한 진천군 진천읍 벽암리 도당산성내 '길상사'가 관리 소홀로 흉물스럽게 방치되고 있어서다.

김유신(595~673년) 장군은 15세 때 화랑이 됐고, 무열왕 7년(660년)에는 17관계를 초월해 설정한 최고관직인 상대등에 올라 국사를 총괄하고 귀족과 백관 회의인 화백을 주재하는 등 나당 연합군의 대총관으로 고구려를 정벌해 삼국통일(676년)의 위업을 달성한 인물이다.

이처럼 역사적 보존 가치가 높은 '길상사'는 입구인 '홍살문'부터 주위에 잡초가 무성한데다 등나무넝쿨이 무분별하게 번지면서 길 양옆 조경 나무들은 고사 직전으로, 이미 코로나19 발병 전부터 관리 부실이 확연했다는 게 군민들의 일침이다. ‘홍살문’이 서있는 곳은 '신성'시 되는 장소임을 알린다.

여기에다 입구부터 경사로를 오르다 보면 벼락이나 강풍으로 본래의 줄기가 꺾긴 곁가지들이 흉물스럽게 방치되고 있어 평상시 많은 지역민들이 이 곳을 찾을 때마다 눈살을 찌푸린다는 게 한 지역주민의 귀띔이다.

특히 모운당(慕雲堂)의 관리 부실도 극해 달해 곳곳이 허물어져 임시 기둥을 세워놨지만 위태롭고, 마룻바닥 역시 오랜 세월을 이기지 못해 곳곳이 파손돼 방치되고 있는 실정이다.

게다가 모운당 뒤뜰에는 못이 박힌 채 나뒹구는 나무 폐자재들로 인해 오고가는 주민들의 안전까지 위협하고 있는 상황이고, 이 같은 관리 부실은 사당 앞 정원도 매한가지다.

즉, 길상사에 대한 보수와 주변 정리가 불가피해 보이지만 종친회로부터 모운당을 기부체납 받은 관리주체 진천군은 예산이 없다는 말만 되풀이하며 여전히 천하태평이다. 2021년도에 예산을 확보해 일부 보수할 계획이라지만 이 조차 하세월인 것이다.

이와 관련, 지역 주민 A씨는 5일 "김유신 장군 탄생지 생거진천이란 말 자체가 민망할 지경"이라며 "보존가치가 높은 역사 유적지를 엉망으로 관리하면서 진천군은 지역 내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무엇을 얘기하고 보여주겠다는 것이냐"고 힐난했다.

또 다른 주민 B씨도 "(어른이나 아이들이나) 오죽하면 길상사가 사찰인줄 알겠느냐"며 "진천군은 길상사 입구에 등나무넝쿨부터 제거한 뒤 빠른 시일 내에 대대적인 사적지 정화사업을 벌여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이런 가운데 진천군엔 지난 1999년 6월11일 사적 제414호로 지정된 김유신 장군이 태어난 곳과 탯줄을 보관한 태실도 자리하고 있다.

김유신 장군은 만노군(萬弩郡 : 진천군) 태수로 있던 아버지 김서현 장군이 집무를 보던 곳에서 태어났는데, 그 곳은 큰 담을 쳤다 해서 담안밭이라 전해진다. 경내에는 재실과 유허비 등이 있다.

진천읍 상계리 뒷산인 태령산(해발고도 436m) 꼭대기에 있는 태실은 자연석으로 둥글게 기단을 쌓고 그 위에 흙을 덮은 봉분형으로,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형식이다. 태실 주위에는 동쪽으로 경사면을 에워싸며 석축을 쌓아 성지임을 표시해 태령산성이라고 부른다. 진천 김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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