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 드디어 ‘학교 금족령’이 풀린다. 대입시 때문에 발을 동동 구르던 고3이 먼저 13일 등교를 시작하고 고2와 중3, 초1∼2학년이 20일에 학교에 갈수 있게 됐다.

또 6월 1일에는 중1·초5∼6학년이 차례로 등교함으로써 학교 운영이 사실상 정상화 궤도에 들어선다. 나머지 초1∼2학년과 유치원생들도 그 뒤를 이어 학교에 간다.

세계 최고의 방역 및 진료수준, 정부 지침을 믿고 따라준 전 국민들의 뛰어난 선진의식과 톱니바퀴처럼 제대로 작동한 사회 시스템 등 모든 노력 덕분이다.

이제 그동안 조용했던 초중고 교정에 학생들의 웃음소리와 활기가 넘칠것이기에 다행으로 여기면서도, 한편으로는 ‘혹시나’ 하는 우려가 없는건 아니다.

대표적으로 동남아에서 가장 훌륭한 방역국가로 꼽혔던 이웃나라 싱가포르가 섣부른 등교로 완전 초토화 됐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당시 싱가포르의 상황과 현재 우리의 경우를 동등한 조건에서 볼수는 없다. 우리는 그보다 월등한 시스템과 방역으로 하루 신규 확진자가 10명 안팎에 그치는 안정적 상황이 이어지고 있고, 아이들의 등교를 결정할 만큼의 수준에 도달했다.

이제 어차피 결정한 등교계획이라면 앞으로 등교까지 남은 기간은 물론 학교 문을 연 뒤에도 지속해서 미진한 부분을 보완하는데 노력을 게을리 해서는 안된다.

특히 대학입시를 코앞에 둔 고3 수험생의 경우 수업과 진학 지도에 차질이 없도록 교육당국과 일선 학교는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

고3 중에서도 수능 중심의 정시모집보다는 수시모집으로 대학에 가려는 학생들의 내신성적과 학교생활기록부 작성에 혼선이나 불이익이 논란이 없도록 철저한 학사 관리가 필요하다.

등교 수업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건 학생들의 건강과 안전이다. 학생들에게 수업시간 내내 마스크 착용이나 학생 간격 1∼2m 유지 등을 기본으로 지키도록 한다고는 했으나 혈기 왕성한 청소년들이 이를 얼마나 제대로 지킬지가 관건이다.

그리고 지역별, 학교별, 학교의 밀집도별 여건과 상황이 조금씩 다르므로 학교현장이나 지자체에서도 각 시·도 교육청과 긴밀히 협력했으면 한다.

즉 학년·학급별 시차 등교, 오전·오후반 운영, 수업시간 탄력 운영, 원격수업 병행 등 형편에 맞는 자율적 방안을 찾는 게 바람직하다고 본다.

지난번 우리는 전 세계가 숨죽여 지켜보는 가운데 코로나19속에 총선을 치러냈다. 역시 대한민국의 저력을 보여줬던 것처럼 이번 학생들의 등교 역시 세계가 부러워할 만큼 제대로 이뤄내자.

이제 등교 수업은 사회적으로는 생활방역 체계가 제대로 작동할 수 있는지 가늠할 수 있는 중대한 가늠자다. 다같이 지혜와 노력을 모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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