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 속 숨쉬기 힘든 보건용 마스크
코로나 종식 때까지 마스크 착용해야
여름철 KF80이나 면마스크도 괜찮아

지난 5일 청주 대청댐 금강 로하스 공원에서 일부 시민들이 덥고 습한 날씨에 마스크를 벗은 모습이 눈에 띈다. 사진 신우식 기자

[동양일보 이도근 기자]낮 최고기온이 30도를 오르내리는 이른 더위가 연일 이어지면서 숨쉬기 힘든 ‘KF94’ 이상 마스크를 벗는 시민들이 늘어나고 있다. 코로나19가 완전히 종식되지 않은 상황에서 다중이용시설 등에 대한 방역 사각지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정부는 45일간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종료하고 6일 생활 속 거리두기로 코로나19 방역 체계를 전환했다. 최근 확진자가 급감한데 따른 조치다. 그러나 최근 낮 최고기온이 30도 가까이 오르면서 마스크를 쓰지 않는 시민들이 하나 둘 씩 늘어나고 있다.

시민 김모(55)씨는 “생활 속 거리두기가 시작되면서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람들이 종종 보이고 있다. 요즘 갑자기 더워지면서 쓰고 가던 마스크도 벗는 사람들이 있는 것 같다”며 “코로나19가 끝난 것은 아니라는데 불안한 마음도 있다”고 말했다.

특히 등교를 앞둔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불안감이 크다. 방역당국 지침 상 교실 안에서는 에어컨과 공기청정기를 사용할 수 없도록 돼 있지만, 수업 중에도 마스크를 계속 착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등교를 앞둔 학생들이 더위 속에 마스크를 계속 착용할 수 있을지가 의문이라는 게 학부모들의 우려다.

현재 유통되는 보건용 마스크는 KF80, KF94, KF99 등이 있다. 여기서 숫자는 입자차단 성능을 뜻한다. F94, KF99는 평균 0.4㎛ 크기의 입자를 94%, 99% 이상 각각 막아 황사·미세먼지 같은 입자성 유해물질과 신종플루 등 감염원으로부터 호흡기를 보호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런 보건용 마스크는 감염된 침방울 등을 차단하는 효과는 뛰어나지만 호흡곤란 등을 겪을 수 있다는 게 문제다. 실제 모든 보건용 마스크 제품 포장에는 ‘임산부, 호흡기·심혈관 질환자, 어린이, 노약자 등은 마스크 착용으로 호흡이 불편하면 사용을 중지하고, 필요하면 의사 등 전문가와 상의하시기 바랍니다’란 경고 문구가 사용상 주의사항에 적혀 있다.

보건당국은 일반 국민이 코로나19 예방차원에서 보건용 마스크를 사용할 때는 KF80이나 덴탈마스크, 면마스크로도 충분하다고 조언했다. KF94 이상 마스크는 코로나19 등 감염병 의심자를 돌보는, 고난도의 위험에 처해 있는 보호자나 의료진에게 필요하다는 것이다.

양진영 식약처 차장은 이날 마스크 수급 상황 브리핑에서 “더워지는 여름철에는 호흡하기 좋은 KF80 마스크를 더 선호하는 사람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KF80이나 덴탈마스크가 없으면 면마스크도 (감염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정부는 생활 속 거리두기 전환이 코로나19 종식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며 지속적인 ‘거리두기’ 실천을 당부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생활 속 거리두기의 전환이 코로나19에 대한 경각심을 완화해도 된다는 신호는 아니다”며 “상황이 악화되는 경우 언제든지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로 돌아갈 수 있음을 염두에 둔다”고 말했다. 이도근 기자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