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원/ 신성대 사회복지과 교수

[동양일보]코로나19로 인한 일상의 변화가 이제 진정되는 기미이다. 하지만 자칫 방심하면 언제 또 재발할지 아무도 장담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코로나사태는 엄청난 사회문제로 인간의 삶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 각국의 정치·경제·문화·환경 등에 전방위적으로 타격을 주어 세계경제가 휘청거리는 등 위기국면을 지나고 있다. 역사적으로 과거에는 정치적인 격변이 사회에 영향을 주고 사고의 전환을 가져오게 하였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과거 학생과 시민에 의한 4·19의거는 민심이 독재정권을 물러나게 할 수도 있다는 교훈을 남겼다. 이후 권력에 욕심을 가진 군인들이 5·16과 12·12를 통해 정권을 찬탈하는 모습을 보며 민주주의를 구현하는 과정에서 군인들의 정치적 중립이 결정적 요소라는 것을 배웠다. 또한 오랜 민주화투쟁을 했던 YS나 DJ가 결국 대통령이 되는 과정을 보며 정치인의 신념과 용기 그리고 국민의 선택이라는 요소가 정치에서 중요하다는 것을 습득하기도 하였다. 이밖에 노무현 전대통령의 극단적 선택과 전두환 전대통령의 철면피한 모습 그리고 이명박 전대통령의 구속과 박근혜 전대통령의 파면을 보면서 어떻게 사는 것이 정권담당자로서 잘사는 것인가를 숙고하게 되었다.

하지만 이데올로기투쟁이 어느 정도 진정되고 특히 후진국의 정치체제가 안정적으로 변함에 따라 사회경제적인 사건과 환경적인 변화가 사회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가깝게는 IMF사태를 겪으면서 도전적이고 모험적인 창업보다는 안정적인 직업선택을 하는 풍조가 만연하게 되었다. 세월호사건을 통해서는 가만히 있으라고 하는 관리자들의 말이 얼마나 이기적이고 거짓된 것이었는지를 알게 되었다. 또한 인명구조를 하고 있다는 보도를 한결같이 했던 언론기관에 기레기들이 넘쳐나고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코로나사태 역시 마찬가지였다. 마스크파동을 거치면서 인간의 욕망이 한없이 탐욕스럽다는 것을 새삼 확인하기도 하였지만 벙역당국과 의료인의 헌신적인 태도가 국민들에게 신뢰를 주고 감염병을 극복할 수 있다는 용기를 북돋운다는 것을 깨닫게 하였다. 특히 소위 선진국이라고 불리는 미국과 영국을 비롯한 유럽 각국과 경제강국인 중국과 일본의 코로나 방역체계 및 수습과정을 보면 우리나라가 선진국이라는 자부심을 떨칠 수가 없었다. 새로운 발견이자 희망의 불빛이었다.

이제 중요한 상황에 직면하였다. 코로나19가 가져온 경제적 피해를 해결해야 할 시간이기 때문이다. 빌게이츠는 셧다운기간을 줄이고 싶어하는 트럼프에게 “경제는 언젠가 회복될 수 있지만 죽음은 되돌릴 수 없다”고 조언하였다고 한다. 코로나가 창궐하는 미국과 달리 한국은 이제 경제회복에 진력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경제타격으로 인한 극단적 사태를 막을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와 여당이 적극적 역할을 하여야 한다. 특히 대통령과 여당지도부의 리더십에 기대를 하고 싶다. 이와 관련 린든 존슨과 프랭클린 루스벨트의 리더십을 배웠으면 한다.

존슨은 ‘정부의 역할은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돌보는 것이라는 믿음’과 ‘정부는 국민의 삶을 향상시키기 위해 권력을 사용해야 한다는 믿음’을 실천에 옮겨 대통령 재임 당시 시민권법을 제정하였다. 또한 상원의원시절에는 상대하는 의원들의 성격을 알아내고 그들의 바람과 욕구, 희망과 꿈을 알아내는 능력이 뛰어나서 최연소 원내총무와 최연소 다수당대표를 맡았다. 루스벨트 역시 ‘국민이 정부가 하는 일에 진실하고 완전한 보고를 받는다면 대체로 올바른 방향을 선택할 것이다’ 라는 신념으로 대공황 당시 은행이 돌아가는 원리를 차분하게 설명하는 라디오담화를 진행하여 국민들이 은행거래를 재개하도록 하였다. 또한 긴급 은행법 제정을 둘러싸고는 양당 의회지도자들을 초방하고 저명한 은행가들을 만나는 것은 물론 모든 주지사를 백악관에 초대해 국무위원들과 함께 만나는 등 모든 이해당사자들을 만나 협조를 요청하였다. 경제부흥을 위해 대통령과 거대여당이 정치적으로 할 일은 이러한 리더십을 발휘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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