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현대미술관 ‘소장품 하이라이트 2020+’ 전

고희동 ‘자화상’, 61×71.5cm.
김환기 ‘론도’, 61×46cm.

[동양일보 김미나 기자]국립현대미술관은 ‘MMCA 소장품 하이라이트 2020+’전을 6일부터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1전시실에서 선보이고 있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은 2013년 11월 도심 한 가운데 개관해 회화, 영상, 설치, 다원예술, 필름앤비디오 등 다양한 장르의 전시와 프로그램을 통해 국내·외 관람객들에게 동시대 한국 미술을 소개해 왔다.

이번 전시는 서울관에서 처음으로 개최되는 소장품 상설전으로 20세기 한국미술 대표작 54점을 선보인다.

지난해 12월 발간 후 미술 부문 베스트셀러에 오른 ‘국립현대미술관 소장품 300’에 수록된 소장품을 포함, 올해 발간 예정인 <한국 근현대미술사 개론>(가제)을 중심으로 전시 주제와 작품을 선정했다.

전시는 ‘개항에서 해방까지’, ‘정체성의 모색’, ‘세계와 함께’, ‘다원화와 글로벌리즘’ 등 4부로 구성된다. 1950년대 이전 작품부터, 1950년대 이후 앵포르멜 회화, 조각 작품, 단색화, 실험미술, 민중미술 그리고 국제적으로 활동 중인 작가들의 작품이 포함된다.

이번 전시에는 국립현대미술관 소장품 중 등록문화재로 지정된 작품 3점이 출품된다.

고희동의 ‘자화상’(1915), 오지호의 ‘남향집’(1939), 김환기의 ‘론도’(1938)다. 특히 고희동의 ‘자화상’과 오지호의 ‘남향집’은 미술사적으로 매우 중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자화상’은 국내에 남아 있는 서양화 작품 중 가장 이른 시기의 작품으로 작가가 화실에서 쉬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그린 것이다. 가슴을 풀어 헤친 자세라든가 일상적 모습의 사실적 묘사 등은 당시로서는 매우 파격적인 것이었다.

‘남향집’은 화면 가운데 나무를 과감하게 배치하는 사진적인 구도와 그림자를 푸른색으로 처리하는 등 인상주의 화풍을 강하게 보여준다.

또 세계를 무대로 활발히 활동 중인 서도호, 이불 등의 작품도 설치된다.

서도호의 ‘바닥’(1997-2000)은 2001년 베니스 비엔날레 본관에 수십만 개의 인물상을 받치고 있는 약 40개의 정방형 유리판을 방 하나에 가득 메워 사람들이 그 위를 지나가도록 설치된 작품이다. 황인, 백인, 흑인, 남성, 여성 여러 인종이 정형화된 모습으로 반복 배열돼 있는 이 작품은 개인과 집단, 정체성과 익명성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이불의 ‘사이보그 W5’(1999)는 인간과 기계를 결합하고, 남자의 시각에서 보는 여자의 관능성과 불완전한 형태 등을 보여준다. 작가는 이를 통해 여성에 대한 왜곡된 시선과 고정관념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유튜브 채널(youtube.com/mmcakorea)을 통해 ‘학예사 전시투어’ 영상으로도 만날 수 있다. 전시를 기획한 박미화 학예연구관의 설명과 생생한 전시장을 담은 녹화 중계로 30분 분량이다.

이번 서울관 상설전은 올해 하반기 과천관에서 개최 예정인 소장품 상설전의 예고편이기도 하다. 서울관 상설전이 개별 작품 감상을 의도해 기획됐다면, 과천관은 20세기 한국 미술사의 지평을 주제별로 조망하는 전시로 선보일 계획이다. 6일부터 실시된 온라인 사전 예약 관람 기간 동안 국립현대미술관 4관 전체 무료 관람이 가능하다.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장은 “외국인도 서울에 들르면 꼭 봐야할 한국미술 대표작들을 한자리에 모으고자 마련한 전시”라며, “한국미술 대표 소장품과 연계 교육프로그램 등을 통해 보다 많은 국민들이 한국미술을 친숙하게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미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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