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감염 확산…고3 20일부터 등교 수업
역학조사 결과 따라 또다시 연기될 가능성

[동양일보 지영수 기자]서울 이태원 클럽을 중심으로 코로나19 집단감염이 확산하면서 유·초·중·고 등교 수업이 1주일씩 추가 연기됐다.

11일 고등학교 3학년 등교가 이틀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이태원 클럽 관련 확진자가 서울·경기·인천·충북·전북·부산·제주 등 전국으로 확산하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박백범 교육부 차관은 이날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학년별 등교수업 시작일을 1주일씩 뒤로 미룬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13일로 예정됐던 고3 등교 수업은 20일로 연기됐다.

고2·중3·초1~2·유치원생 등교는 27일로 연기됐고, 고1·중2·초3~4학년 등교는 6월 3일로 미뤄졌다. 중1과 초5~6학년은 6월 8일에 마지막으로 등교한다.

지난 4일 교육부가 발표했던 학년별 등교 수업 일정이 일주일씩 순연된 것이다.

앞서 충북·서울·경기 시·도교육감은 교육부에 ‘등교 개학’ 연기를 건의하고 나섰다. 김병우 충북도교육감은 이날 교육부에 등교 개학 연기를 건의했다고 밝혔다.

5월 황금연휴 이후 최소 2주가 지나기 전 이태원 집단 발병이 발생하면서 어떤 요인이든 집단감염의 지뢰밭 우려가 있다면 학생들의 안전을 최우선에 둬야 하기 때문이다.

김 교육감은 "이태원 상황이 지난 연휴 때 가족 나들이든 또 어떤 요인이든 집단감염의 지뢰밭 우려가 있었는데 현실로 나타난 단면 아닌가 생각이 된다"며 "고3이 시급해 일주일 당긴 것인데 현실적으로 대구보다 더 우려스러운 집단감염 재발 사안이 나타났다"고 우려했다.

그는 "오늘 아침 간부회의에서도 오늘이라도 교육부 대책 회의가 있게 되면 적극적으로 연기하는 것을 건의하라고 당부했다"며 "지난 주말에도 교육부의 의견 수렴에 이 같은 의견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어 "애초 소규모 학교 137곳(초101, 중36) 중 25% 정도가 13일 같이 등교하는 것으로 했는데 고3 등교가 미뤄지면 연동해 순연한다는 입장"이라며 "어제와 오늘 사이에 학부모단체 등 여기저기 의견 들어봤는데 연기로 기울어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김 교육감은 "도교육청에도 원어민 교사가 140여 명이 있는데 대부분 주말에 이태원을 가는 것이 자연스러운 현상일 텐데 걱정 안 할 수가 없다"며 "도내 학원가에도 200여 명가량의 원어민이 있는데 검진을 권하도록 안내했다"고 밝혔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이날 고3 등교를 일주일로 미루자고 정부에 제안했다.

조 교육감은 입장문을 통해 "정부에 등교 일정 순연을 제안하기로 했다"며 "13일로 예정된 고3 등교를 일주일 연기하고 '강력한 사회적 거리 두기'가 종료한 지난 5일에서 2주가 지난 시점인 오는 20일 등교 여부를 최종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재정 경기도교육감도 이날 오전 경기도교육청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등교 개학 연기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교육감은 “용인과 성남지역 학교별로 조사한 찬(4)·반(6) 결과와 연기가 불가피하다는 의견을 교육부에 제출했다”며 “학생들 건강권이 중요한 만큼 교육부가 의미 있게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흐름 속에 등교를 미뤄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은 18만명(11일 오후 5시 기준 18만1810명)을 넘어섰다.

이에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과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본부장)은 이날 오후 3시 긴급영상회의를 열어 등교 연기를 전격 결정했다.

하지만 학년별 등교 수업 시작일이 다음 주에 또다시 연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교육부는 방역 당국의 역학조사 결과 등을 고려해 등교 추가 연기 연부를 이달 20일께 발표하겠다고 예고했다. 지영수 기자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