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자영 청주시 흥덕구 민원지적과 주무관

박자영 청주시 흥덕구 민원지적과 주무관
박자영 청주시 흥덕구 민원지적과 주무관

 

[동양일보]21세기 대한민국은 쉬지 않고 기술 개발이 이어지는 디지털의 시대다. 사회의 다양한 분야가 디지털화되면서 변화의 속도가 눈부시다. 특히 기계의 발달과 함께 최저 시급이 인상되면서 식당과 영화관, 카페, 기차역, 서비스센터 등 무인 자동화기기(키오스크)를 도입한 곳들이 많아져 생활이 편리해졌다.

그러나 디지털 사회가 모두를 풍요롭게 만든 건 아니다. 기기 조작에 익숙하지 않은 중·노년층을 중심으로 ‘디지털 소외’ 현상이 발생하고 있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인건비 절감과 젊은 세대의 편리함을 고려할 때 키오스크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이지만 디지털로의 전환이 급속하게 진행되는 과정에서 노년층의 경우 젊은 세대와는 달리 디지털 기기와의 친화도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사회 전반적인 노력이 진행되고 있지만, PC나 스마트폰 사용법 위주의 단편적인 교육이 대부분이어서 한계가 있다.

얼마 전 패스트푸드점에 들어갔더니 점원이 여러 명 있어도 주문은 아예 받지 않고 키오스크를 통해서만 주문을 받도록 매장을 운영하고 있었다. 나도 처음 조작해 보는 기기에 살짝 당황했는데 역시나 주변을 살펴보니 젊은 사람들은 어렵지 않게 주문하는 반면 연세가 있으신 분들은 무엇을 눌러야 하는지, 어디에 카드를 넣어야 하는지 등 이용하기 어려워하며 당황하는 모습을 보였다.

기차 안에서 본 디지털 소외 현상은 더욱 심각했다. 5분이면 온라인으로 기차표를 예매하는 편리함을 만끽하는 젊은 사람들은 지정된 좌석을 확보해 대부분 좌석으로, 디지털 사용에 서툴러 현장에서 표를 구매하는 노년층은 좌석 선택에서 우선순위가 밀려 대부분 입석으로 가는 것이다.

디지털화가 가속화되면서 디지털에 적응하지 못한 노년층들은 음식점, 대중교통은 물론 일상생활 곳곳에서 밀려날 수밖에 없다. 지금은 식당 주문, 기차표 예매 등 생활의 일부에서 벌어지는 일이지만 머지않은 키오스크 시대에서는 보편적인 모습이 될 수도 있다.

기술 발전은 물론 필요하지만 이를 누리지 못하는 노년층이 많은 만큼 노년층이 새로운 변화에 도태되지 않도록 사회적으로 배려하고, 노년층의 디지털 소외가 삶의 질 차이로 이어지지 않도록 디지털 환경에 보다 많이 노출되고 경험할 기회를 만들어주고 실생활에 필요한 디지털 교육 프로그램을 확대하는 등 개선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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