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모든 학생 가정 공급 시작…진천 배달 일부 품목 '변질' 소동

최근 충북 도내 고3 학생 가정에 배달된 ‘친환경 농산물 꾸러미’ 가운데 엽채류가 변질됐다.
진천군과 진천군교육지원청이 관내 학생들에게 공급하고 있는 농산물꾸러미 사진.

[동양일보 김성호 기자]충북 도내 모든 학생 가정에 공급되는 '친환경 농산물 꾸러미'에 대한 관리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각 가정 배송과정에서 야채의 신선도가 떨어지거나 변질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충북도와 도교육청, 도의회, 11개 시·군은 지난 5일 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유치원생 1만6205명과 초등학생 8만6542명, 중학생 4만1456명, 고교생 4만1601명, 특수학교 학생 1244명 등 도내 전체 학생 18만7048명에게 1인당 5만원(유치원 3만원) 상당의 꾸러미를 이달 말까지 순차 배송한다고 밝혔다.

이번 공급은 학생 가정에는 건강한 먹거리 제공으로 건강과 학부모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고 친환경 농산물 생산 농가에는 막힌 판로에 물꼬를 터 납품기반이 무너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 마련됐다.

코로나19 여파로 3~4월 휴업·원격수업 기간 중 발생한 무상급식비 미집행액 121억8000만원 중 90억2000만원을 꾸러미 사업에 지원한다.

각 시·군 여건에 맞게 공급 가능한 쌀과 채소류, 과일류 등 친환경 농산물 위주로 농산물 꾸러미를 구성했다.

도내에서 진천군과 증평군이 가장 먼저 지난 11일부터 고3 학생 가정을 대상으로 공급을 시작했다.

진천군의 경우 표고버섯, 무농약쌀, 찰흑미, 찰현미, 부추, 오이, 대파, 양배추(감자), 애호박, 방울토마토, 파프리카, 아욱, 시금치, 당근 등 14종이다.

이번 농산물 꾸러미 공급으로 도내 친환경 농가도 돕고, 급식이 중단된 동안 학령기 아동·청소년에게 양질의 영양 공급이 가능해졌다. 학부모에게는 식비의 부담을 줄일 수 있으며, 농산물을 선별하고 꾸러미를 포장하는 일자리를 확보하는 부수적인 효과도 생겼다.

하지만 배송과정에서 일부 품목이 변질돼 학부모로부터 비난을 샀다.

특히 최근 무더위가 시작되면서 야채의 신선도와 변질이 우려되는 실정이어서 위험부담 식재료 변경 등이 요구된다.

이날 진천지역 농산물 꾸러미가 일부 상한 상태로 배달돼 학부모가 항의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이에 충북도를 비롯한 도교육청, 진천군, 진천교육지원청, 농협 관계자는 긴급 대책회의를 열어 사태 파악과 재발방지 대책 마련에 나서는 등 진땀을 뺐다.

학부모 A씨는 "(충북도와 진천군 등이) 학생을 둔 가정에 농산물꾸러미를 보내주는 것은 크게 감사할 일"이라며 "하지만 상한 농산물이 배달되니 황당하다. 농민들과 학생을 둔 가정을 돕자는 취지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번 일로 농산물 꾸러미를) 공급하지 않은 것만 못한 상황이 됐다"고 지적했다.

해당 지역 관계자 등에 따르면 포장 용기(10kg)에 비해 아이스팩(1개)이 적어 냉매가 녹으면서 엽채류가 변질된 것으로 보인다.

관계기관은 이날 배송이 예정된 1000명분은 중지시켰다.

군 관계자는 "이날 오후 급식위원회 대책회의를 열어 배달된 715명의 학생 가정에 변질 여부 전수조사를 벌여 상한 품목에 대한 리콜이 올 경우 원하는 품목으로 다시 보내 주고 이후 이뤄지는 공급에서는 문제가 된 품목은 빼고 위험부담이 적은 농산물로 대체해 보내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지영수/진천 김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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