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 서정진 회장. 국민들에게 희망의 메시지 던지다

서정진 회장

[동양일보 엄재천 기자]“국민여러분, 2년만 참으면 기회는 옵니다”

청주 출신 셀트리온 서정진(64) 회장이 코로나19로 고통을 겪고 있는 국민들에게 던진 희망의 메시지다. 서 회장은 지난 11일 MBN '판도라'에 출연해 신종 코로나19 감염증 항체 치료제 개발이 한창이라면서 이같은 메시지를 전달, 주목을 받았다.

서 회장은 코로나19 백신개발과 관련해 “질병관리본부와 여러 기관들과 협력해 가장 빠른 속도로 진행하고 있다”면서 “미국이나 유럽처럼 우리도 속도면에서 잘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백신은 이미 임상시험에 들어가 있는 것도 있다”며 “돌기 바이러스를 잡는 바이러스는 독성이 적다. 규제기관들이 이를 얼마나 빨리 받아들이냐가 관건이다. 내년 상반기에는 인체에 투여할 수 있는 약이 개발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 회장은 “코로나19는 아직 종식되지 않고 진행형"이라며 “방심하면 남들과 같아진다. 코로나바이러스 팬더믹 이후 닥친 경제위기를 국민들이 못 느끼는 것 같아 아쉽다"고 꼬집었다.

서 회장은 수도권 재감염과 집단감염과 관련, “1일 발병자가 100~150명을 넘어서면 방역대책본부가 추적할 수 있는 한계를 넘는다”며 “1명을 열흘간 잡지 못하면 1만명으로 늘어난다”고 우려했다. 이어 “대구·경북에서 집단감염이 일어났을 때는 대구·경북 시민들이 꼼짝 않고 있었지만 수도권에서는 다발적으로 터진다. 잠깐만 방심하면 우리가 그동안 닦아 놓은 모든 탑이 무너진다”고 경계했다.

그는 “2년만 고통을 참고 이겨내야 된다. 코로나19가 얼마나 오래갈 지 예상할 수는 없지만 국민들이 예상하는 것보다 큰 폭의 위기가 올 수 있다”며 “하지만 유한한 고통은 참을 수 있다. 최일선에서 약을 개발하는 사람이니까 알 수 있다. 2년만 참는 고통에 동참하자”고 호소했다.

서 회장은 “6명이 20년만에 셀트리온이라는 회사를 만들만큼 대한민국은 세계에서 가장 저력있는 나라"라며 "우리 회사는 98%를 수출에 의존하고 있다. 이번 사태로 해외주재원 전원에게 철수하라고 했는데 단 한명도 철수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한 여성 주재원에게 전화를 해 부모님이 걱정하시니까 철수하라고 했더니 그 주재원이 왜 성차별을 하느냐고 따졌다. 남자 주재원이 있는데 왜 저를 들어오라고 하느냐는 말에 소원 하나 들어줄테니 말해보라고 했다”고 했다. 그랬더니 그 여직원은 설렁탕 한 그릇과 깍두기를 사달라고 했다는 에피소드를 소개했다.

서 회장은 그후 해외 주재원들에게 격려의 메시지를 보내달라고 전직원에게 요청했다고 한다.

서 회장은 기업하는 이유 5가지를 설명했다.

“실패하지 않기 위해 죽기 살기로 일했다. 왜냐하면 기업하다 실패하면 패가망신하기 때문이다. 두번 째는 돈을 벌고 싶었다. 돈을 왜 버느냐. 쓰기 위해서다. 그 다음에는 '애국자 놀이'를 하고 싶었다. 조국과 민족을 위해서... 그러다 보면 조국이 나를 힘들게 알때도 있다. 그러면 눈을 돌려서 상생을 생각한다.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 게 바로 사업하는 목적이라고 여겨왔다. 마지막으로 다음 세대한테 내가 얼마나 떳떳하게 기억이 돨까 하는 거다.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아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 회장은 오창 출신으로 인천제물포고, 건국대를 졸업한 보기드문 흙수저 출신 자수성가형 자산가다. 34세에 대우자동차 기획재무 고문으로 발탁됐고 1999년 셀트리온의 전신인 넥솔을 창업,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분야에서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엄재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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