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이태원 클럽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 감염과 관련해 충남 공주의 10대 확진자가 서울에서 공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모두 31명과 접촉한 것으로 파악되면서 지역사회에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14일 충남도와 공주시 등에 따르면 확진자는 지역 거주 19살 남성 대학 신입생으로, 지난 8일 오후 6∼9시 서울의 한 스터디 카페에서 과외 수업을 받은 뒤 버스와 택시를 이용해 공주로 돌아왔다. 이 과정에서 확인된 접촉자는 버스 이용객 24명(운전자 포함), 택시기사 1명, 사우나 이용객 6명 등 31명이다. 공주 지역 8명과 다른 지역 11명이고, 12명은 신원을 확인하고 있다.

충남도 방역당국은 접촉자의 90% 이상을 추적해 찾아내면 추가 확산을 억제할 수 있다며 ‘시간과의 싸움’을 벌이고 있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

더욱 심각한 건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깜깜이 환자’가 전국적으로 끊이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이태원 5개 클럽 외에 다른 클럽들에서 확진자가 나오는가 하면 홍대 술집 등에서도 감염 사례가 발생했다. ‘4말 5초’ 황금연휴 이전부터 전파가 시작된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지역사회에 산재한 감염자가 이태원 클럽에 모여 대규모 집단감염 사태로 이어졌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대로라면 대규모 집단 감염을 일으켰던 ‘신천지 사태’가 다시 벌어지는 게 아닌가 공포스럽다. 이완된 사회 분위기 속에 방역의 허점이 확산세를 가늠하기 어려운 화를 불러온 것이다. 지금이라도 방역 지침을 재정비하고 필요하다면 다시 방역의 고삐를 조여야 한다.

코로나는 애초부터 조용한 전파에 대한 우려가 컸다. 즉 바이러스에 감염됐는데 정작 본인은 증세를 느끼지 못하는 것이다. 코로나 전파력은 무증상 초기 단계에서 가장 강하다는 게 지금까지 연구의 결론이다. 일부에선 무증상 감염이 전체 감염의 33~80%에 이른다는 연구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이번 집단 감염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모두의 협조가 반드시 필요한 시점이다. 특히 역학조사 속도는 방역 대응의 성패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클럽 방문자는 빨리 진단검사를 받아야 한다. 지체할수록 본인과 공동체의 위험은 점점 커진다. 방역당국 또한 일정 부분 지역 사회 감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실내 공공시설이나 대중교통 이용 때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는 등의 대비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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