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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향계/ 바다의 신, 이순신 장군을 알면 이긴다
풍향계/ 바다의 신, 이순신 장군을 알면 이긴다
  • 동양일보
  • 승인 2020.05.18 19: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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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우 논설위원 / 문학평론가
이석우 논설위원 / 문학평론가

[동양일보]1905년 5월 27일 새벽 4시 45분, 대한해협의 동쪽 대마도에서 세기의 해전이 벌어진 것이다. 24시간 계속된 해전에서 러시아 발틱함대는 38척의 함대 중 35척이 궤멸되고, 3척만이 회생한다. 사령관 로제스트벤스키 제독까지 포로가 된다. 도고 헤이치로 제독이 이끄는 연합함대에게 러시아 함대가 전멸한 것이다.

그가 시용한 전술이 바로 이순신 장군의 정자전법(丁字戰法)이었다. 일렬로 늘어서오는 함대를 가로로 막아서서 맨 앞의 배를 집중포격해 개전 30분 만에 러시아 함대 선두의 스와로프호를 격침시켜 버린다.

승전 축하연에서 기자가 도고 제독에게 영국의 넬슨 제독과 이순신 제독에 비견할 만한 빛나는 업적을 세웠다고 말하자. “나를 이순신 제독에 비교하지 말라. 그분은 전쟁에 관한 한 신의 경지에 오른 분이다. 이순신 제독은 국가의 지원도 제대로 받지 않고, 훨씬 더 나쁜 상황에서 매번 승리를 끌어내었다. 나를 전쟁의 신이자 바다의 신이신 이순신 제독에게 비유하는 것은 신에 대한 모독이다”라고 겸허하게 말했다.

실제 일본 해군사관학교에서는 ‘이순신전술전략’이라는 교과목을 가르치고 있었다. 8년간이나 넬슨 장군을 연구했던 도고였지만 “내가 가장 존경하는 분은 조선의 수군을 지휘한 이순신 제독입니다”라고 입버릇처럼 말했다.

대마도해전 승리는 러일전쟁에서 일본에게 갑자기 승리의 영광을 가져다 주었다. 그러나 그들의 승리는 우리 민족에게 곧바로 불행의 그림자를 덧씌우는 결과를 초래했다.

이토 히로부미는 1905년 11월 10일 고종황제에게 ‘짐이 동양평화를 유지하기 위해 대사를 특파하노니 대사의 지휘를 일종하여 조치하소서’라는 일왕의 친서를 내밀더니, 한 일간 조약 체결을 압박하기 시작하였다. 궁궐의 안팎은 물샐 틈 없는 일군이 에워 싸고 있었다. 황궁의 나뭇잎마저 공포에 휩싸여 떨게 만들었다.

11월 17일 경운궁의 어전회의는 5시간이 넘도록 결론에 닿지 못하고 있었다. 이토 히로부미는 얼굴색이 악마로 변하더니, 군사령관과 헌병대장을 대동한 채, 대신들에게 가부(可否)를 강압적으로 묻기 시작하였다. 이때 이완용, 이근택, 이지용, 박제순, 권중현은 찬성하여 ‘을사오적’이 되어 대대손손 민족의 반역자라는 낙인을 얼굴에 새기게 되었다.

그날 밤 외부대신 박제순과 일본 공사 하야시 간에 굴욕적인 을사늑약 이른바, ‘한일협상조약’이 체결되고 말았다. 1910년 병탄으로 이어져 우리 역사에 씻을 수 없는 깊은 상처를 안겨 주었다.

제 2차 세계대전 때인 1942년 6월 야마모토 이소로쿠가 이끄는 일본 연합함대와 니미츠 사령관이 지휘하는 미국의 태평양함대가 맞붙은 미드웨이 해전이 터진다. 미드웨이섬의 공격에 나선 야마모토 대장은 1941년 12월 7일 하와이 진주만을 공격했던 유능한 해군 제독이었다. 미국 측 함정 35척(항공모함 3척), 비행기 233기, 일본 측 함정 47척(항공모함 4척), 비행기 285기)이 동원된 역사상 최대의 해상전이었다. 일본 전력은 결코 미국에 뒤지지 않았으나 참패하여 결과적으로 해상 장악력을 잃고 패망의 길로 접어들게 된다. 이때 니미츠함대는 아군 전력을 횡대로 배치하여, 적을 감싸 안듯 양 날개를 휘어, 적을 최대한 유효 사거리 안에 집어넣는 전술, 즉 한산도 대첩에서 이순신 장군이 펼쳤던 학익진(鶴翼陣)의 전법을 사용한 것이다. 지금도 세계 여러 해군사관학교에서 학익진은 해전 전술학으로 강의 되고 있다.

야마모토 대장은 후일 이순신의 <난중일기>를 읽고 나서 “이 책을 진작에 볼 수만 있었다면 미드웨이 해전에서, 더 나아가 2차대전에서 결코 패망하지 않았을 텐데……” 하고 탄식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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