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여 년 된 가로수 190여 그루 제거 계획, 주민들 "반대 동의서 제출"

충주 탑평~가흥간 599호선 지방도 구간에 들어서 있는 느티나무길 전경

[동양일보 윤규상 기자]충북도가 충주 탑평~가흥간 599호선 지방도 시설개량 공사를 추진하며 주민 의견을 반영하지 않아 논란이 일고 있다.

충북도에 따르면 이 사업은 사업비 250여억원을 들여 599호 지방도 탑평~가흥간 6.4km 구간의 협소하고 굴곡이 심한 도로를 개량, 현재 40km 속도를 60km로 상향하는 실시설계를 진행 중이다.

충북도는 본격적인 사업 착수에 앞서 지난해 12월과 이번 달 주민들을 대상으로 두 차례에 걸쳐 사업설명회를 열었다.

지난해 12월 열린 첫 번째 설명회에서 사업 구간에 인접한 8개 마을 주민 대표들은 옛 도로를 활용한 1개 차선 개설 또는 4차선 확장 요구와 30여년 된 느티나무와 벚나무 가로수를 그대로 존치해달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또 존치 요구가 미반영될 경우 대안으로 굴곡이 심한 구간과 가흥삼거리 회전교차로, 탑평삼거리 교차로 등 위험 구간 개선을 요구하며 도로이용 불편을 감수하겠다는 뜻도 전했다.

주민들의 이 같은 요구에 대해 충북도는 13일 2차 사업설명회를 열어 예산 부족 문제와 수공과 문화재청 등 관계기관 협의 불가로 인해 사업 추진에 어려움을 설명한 뒤 이해를 구했다.

대신 도로 폭을 10m로 확장하는 실시설계 계획을 수립해 중원고구려비 인근 느티나무와 벚나무 등 500여 그루 가운데 190여 그루를 제거하고 새롭게 가로수 식재 계획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충북도가 사업설명회를 통해 주민 의견에 대해 반영 불가 견해를 밝히자 지역 주민들은 사업간 내 느티나무와 벚나무 500여 그루가 관광명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주민 A(55)씨는 “충북도가 주민 의견을 반영하기 위해 설명회를 열었지만, 결과는 공사를 강행하기 위한 허울뿐인 설명회를 열었다”고 말했다.

A씨는 또 “주민들이 위험 구간 개선을 요구하며 불편을 감수하겠다는 의사를 전했지만, 관광명소로 자리매김한 가로수를 제거하며 도로 폭을 넓히는 것은 의미가 없다”며 “해당 구간 주민을 대상으로 공사 반대 동의서를 받아 충북도에 전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민 반발과 관련, 충북도 관계자는 “주민 요구에 따라 가로수 존치를 위해 여러 기관과 협의를 했지만, 어려움이 있었다”며 “현재 해당 구간은 도로 폭 등이 지방도 여건에 미달, 이 부분을 개선하기 위한 공사로 이해해 달라”고 설명했다.

해당 구간에 있는 느티나무는 자연적으로 터널 형태를 이루며 전국 사진작가 출사 장소로 명성을 얻고 있고, 벚꽃 길은 시민들과 자전거 라이더들로부터 풍경이 아름다운 도로로 주목을 받고 있다. 충주 윤규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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