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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칼럼/ 대통령 동상 철거 논란의 원죄는 충북도
동양칼럼/ 대통령 동상 철거 논란의 원죄는 충북도
  • 김영이
  • 승인 2020.05.19 21: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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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이 동양일보 상무이사 겸 편집국장
김영이 동양일보 상무이사 겸 편집국장
김영이 동양일보 상무이사 겸 편집국장

 

[동양일보 김영이 상무이사 겸 편집국장]전직 대통령 동상 철거를 둘러싼 논란이 다시 불붙었다. 대통령 동상 철거와 관련한 시비는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을 놓고 늘 있었기에 새삼스러울 것까지는 없다.

하지만 충북도가 청남대에 있는 전두환·노태우 전직 대통령 동상을 철거하기로 결정하면서 논란을 야기했다. 5.18 40주년을 앞두고는 있었지만 시민단체의 철거 요구 하루 만에 전격적으로 이뤄진 것도 개운치 않다.

충북5.18민중항쟁기념사업위원회는 지난 13일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국민 휴양지에 군사 반란자의 동상과 길을 두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며 동상 철거와 길 폐쇄를 요구했다.

이어 “전두환은 5·18 광주시민 학살의 원흉으로 1995년 구속기소돼 1심에서 사형, 2심에서 무기징역을 받았으며 현재까지도 광주와 관련된 재판이 진행 중인 군사 반란자다. 죄과를 철저히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남대는 1983년 청주시 청원군 문의면 대청호 부근 182만5647㎡의 면적에 조성된 대통령 전용별장이다.

1980년 대청댐 준공식에 참석한 전두환의 지시로 지어진 ‘따뜻한 남쪽의 청와대’로, 처음에는 영춘재로 명명됐다가 3년 후인 1986년 7월 청남대로 개칭됐다.

청남대는 2003년 4월 18일 노무현 전 대통령이 충북도민에게 넘겨주면서 하루 평균 2414명이 다녀가는 국민관광지로 탈바꿈했다.

애초 청남대 대통령광장에는 초대 이승만 대통령부터 청남대 관리권을 충북도에 넘겨준 노무현 전 대통령에 이르는 9명의 대통령 동상이 설치돼 있었다.

다소 조잡하다는 지적을 받아온 이들 동상은 지난달 청남대 정비사업 과정에서 철거돼 현재 창고에 보관 중이다.

현재 서 있는 동상은 충북도가 2013년부터 20여억 원을 들여 새롭게 제작했다.

청남대를 이용한 전두환·노태우·김영삼·김대중·노무현·이명박 전 대통령 동상은 대통령길 앞에, 자신의 이름을 붙인 산책로가 없는 이승만·윤보선·박정희·최규하 전 대통령 동상은 역사교육관 앞 양어장 주변에 설치했다.

이중 전두환·노태우 두명의 전직 대통령이 문제다. 이들은 5.18과 관련해 내란 및 내란 목적 살인죄로 각각 무기징역과 징역 17년을 선고받은 ‘역사의 죄인’임은 분명하다.

전직 대통령 예우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된 전직 대통령은 경호 및 경비를 제외한 다른 예우를 받지 못한다. 이를 근거로 충북도는 동상 철거를 결정했다고 한다.

그런데 충북도의 이같은 결정이 신중치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들의 과오는 부인 못할 사실이지만 그래도 일국의 대통령을 지낸 사람들인데 흔적 지우기만이 능사냐는 지적이 그것이다.

그럴 리는 없겠지만, 동상을 철거한다면 청남대 자체를 폐쇄해야 한다는 일각의 목소리도 있다. 광주 학살범인 전두환 전 대통령이 만들었고 그가 가장 많이 이용했다는 점을 든다.

청주 삼일공원에 설치된 독립운동가 동상이 반면교사가 된다.

청주 우암산 중턱에는 1980년 8월15일 민족대표 33인 가운데 충북 출신 6명(손병희 권동진 권병덕 신석구 신홍식 정춘수)을 기념하기 위한 동상이 세워졌다.

1993년 충북지역시민사회단체가 정춘수의 친일행적을 문제 삼아 동상 철거를 요구하기 시작했고 1996년 2월 8일 2.8독립선언 77돌을 기해 강제 철거됐다. 흔적이 완전히 사라진 것이다. 그러나 세월이 흐른 지금은 동상 철거보다는 역사적 사실로 존치해 산교육의 장으로 활용해야 했다는 자성이 높다.

서울 중앙청도 그렇다. 철거가 마땅하다는 여론 속에 건물을 그대로 살려 일제 만행을 눈으로 직접 보게 했으면 하는 아쉬움도 적지 않다.

청남대 두 전직 대통령 동상 철거 논란은 충북도가 원인 제공자라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닐 것이다. 애초 동상 건립 추진 시 일부 위원들이 제기했던 반대 의견을 받아들였다면 이런 논란은 생기지도 않았다.

특히 전직 대통령 예우에 관한 법률상 경호·경비 외에는 예우를 할 수 없는데도 이를 무시하고 동상을 건립한 충북도는 그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법을 위반한 행정행위로 예산을 낭비하고 불필요한 철거 논란을 자초한 것에 대해 진솔한 해명과 사과가 있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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