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나 취재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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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김미나 기자]세종대왕이 한글창제 마무리와 안질치료를 위해 청주시 내수읍 초정에 행궁(임시 왕궁)을 짓고 121일간 머물렀던 역사적 이야기에 근거해 기획된 초정행궁.

세종은 초정행궁에서 단순히 안질 치료만을 위해 머문 것이 아니라 실로 다양한 업적을 쌓았다. 한글창제 마무리는 물론 박연을 불러 편경을 제작했고 전분6등법, 연분9등법 등 조세법 개정을 위한 시범사업을 이 곳에서 진행했으며 대마도 사신이 청주에 도착하자 외교행정을 펼쳤다.

또 초정리 주변 노인을 초청해 양로연을 개최했고 청주향교에 책을 하사해 학문장려에 힘썼다. 이 뿐 아니라 심한 가뭄으로 고생하는 농민들을 위로하고 어가행차 중 전답 피해를 입은 주민들에게는 곡식으로 보상했으며 행궁을 지키던 경호실장에게 장례비를 지원하는 등의 복지를 베풀었다.

이처럼 조선의 르네상스를 열었던 세종의 한글창제와 애민정신이 고스란히 깃든 장소인 초정행궁을 청주시가 165억7800만원을 들여 조성했다. 세종과 초정행궁을 연결해 관광상품을 만들어 외지 사람들에게 청주의 대표 문화콘텐츠를 선보이겠다는 취지다. 청주시는 더 나아가 초정행궁을 중심으로 초정클러스터 사업을 완성시키겠다고 했다.

하지만 6월 초정행궁 개장을 앞두고 지역사회의 의견이 분분하다.

역사적 가치와 의미가 상당한 초정행궁에 과연 무엇을 담았느냐는 이야기다. 초정행궁에 들어선 대형 족욕시설과 반찬등속 체험시설 등은 결국 역사‧문화적 상상력 부재에서 온 졸작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주제가 모호한 콘텐츠로 채워진 초정행궁이 청주를 대표하는 관광산업으로서의 어떤 가치가 있을지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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