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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향계/ 공과 사의 한계
풍향계/ 공과 사의 한계
  • 동양일보
  • 승인 2020.05.20 19: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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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원 신성대 사회복지과 교수
신기원 신성대 사회복지과 교수

[동양일보]윤미향 국회의원 당선자 겸 전 정의기억연대대표의 의혹사건이 연일 매스컴의 질타를 받고 있다. 마치 호시탐탐 먹이를 기다린 사냥꾼에게 포획되어 피를 흘리고 있는 맹수 꼴이다. 처연하게 피를 흘리다 숨이 끊어질지 아니면 연명할지 결과가 주목된다. 촛불집회와 박근혜대통령의 파면으로 집권한 현 정부와 여당이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지 국민들은 진지한 태도로 다음 장면을 기다리고 있다.

윤당선자의 의혹과 관련하여 쟁점은 두 가지 같다. 개인계좌로 받은 기부금과 조의금의 총액과 그것을 목적에 부합하게 제대로 사용했는가의 여부와 쉼터 매입 및 관리를 둘러싼 문제들이다. 여당은 현재 윤당선자의 입장표명을 옹호하는 그룹과 사안의 심각성을 고려하여 신속하게 진상을 파악하여 결과에 따른 합당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그룹으로 나뉘어져 있는 것 같다. 그러다보니 제3자적 시각을 가진 입장에서는 여당그룹 내 호위무사를 자처하며 비판자들을 친일세력이라고 공격하는 그룹이나 조국장관을 끌어들이며 프레임전쟁을 하려는 윤당선자에 대해서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야당의 경우에도 현 의혹을 시민단체대표의 도덕성과 진정성에 초점을 두고 그동안 부실하게 운영된 정의기억연대의 회계작성과 대표의 사적 이익추구활동에 문제를 제기하는 합리적인 시각에 대해서는 수긍하지만 이를 넘어서서 정의기억연대활동 전체를 부정적으로 보고 매도하려는 세력에 대해서는 그 의도를 의심하고 있다. 특히 후자와 같은 편파적인 시각은 자칫하면 국제사회에서 정의기억연대활동을 왜곡시키고 일본에게 위안부문제를 아전인수격으로 해석할 여지를 줄 수 있기 때문에 더욱 경계하여야 한다.

한편 윤당선자의 행태는 시민단체대표로서 활동할 때와 국회의원이라는 고위공직자로서 입문할 때는 다르게 적용될 수 있다. 시민단체대표로 활동할 경우 신념과 용기를 가지고 목표한 바를 주창하고 여론과 시민들의 지지를 얻으면 된다. 하지만 고위공직자로 변신을 하게 될 경우에는 보다 높은 책임성과 함께 국정운영능력, 전문성, 청렴성, 솔선수범, 통찰력, 포용력 등 많은 항목이 요구된다. 그리고 그 근저에는 공공성이 깔려있어야 한다.

이와 관련 ‘우리만 옳다’는 주관적 판단과 자기들끼리 만의 감정적 친소에 토대를 두고 이루어지는 밀실합의은 공공성을 파괴하는 역할을 한다. 공공성은 참여적 공론(public discourse)을 중시하기 때문이다. 또한 향후 국회의원의 결정과 판단은 몇 사람과 관련된 사익이 아니라 많은 사람과 관계된 이익 즉, 공익성을 담고 있다. 따라서 어느 정도까지 본인의 행위과정을 공개하는 정보공개의 문제에 직면하게 되는데 이때 공개가 가져올 이익을 비교형량하는 기준도 공익성이 된다. 이밖에 향후 국회의원활동은 사적인 것과 달리 권위적 속성을 갖는다. 이러한 권위는 법적 권위로서 시민단체가 갖는 공공성과 차이가 있다. 혹여 사적인 공간에서 은밀함을 이용하여 공익성을 침해하는 행위 혹은 개인적 이익을 강화하는 결정을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실행했다면 이는 용납되기 어려울 것이다.

정치인으로 변신하는 시민단체대표의 각종 의혹에 대하여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억지가 아니라 공인으로 당연히 거쳐야 할 과정이다. 공과 사가 구분되지 않고 온정주의와 집단주의가 맞물려 공공가치와 지도층의 사회적 책임이 모호한 한국사회에서 사회지도층은 매사에 조신하여야 한다.

무신불립이라고 국민들이 지도자를 믿지 않으면 존경하지 않고 지도자가 국민들의 존경을 받지 못하면 그 나라가 제대로 서기 어렵다. 따라서 윤당선자는 그동안의 활동에 걸맞게 각종 의혹에 대해 국민들에게 충분히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여야 한다. 지도자가 진심을 담아 해명을 하면 국민은 그것을 충분히 감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 우리나라도 공과 사를 구분하고 여기에 부합되는 처신을 하는 지도자들이 요구되는 시대로 진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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