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 “시민들도 반대할 것 같아 아예 의견 안물어”

백제문화제재단 윤용혁 이사가 기자회견에서 답변하고 있다.

[동양일보 유환권 기자]“백제문화제 격년제에 반대한다. 시민들 모두 같은 생각이란걸 잘 안다. 반대할 것 같아서 아예 시민의견을 묻지 않았다.”

백제문화제재단 5명의 이사(공주시장 포함 2명, 부여군수 포함 2명, 충남도 1명)중 1명인 공주대 윤용혁 명예교수가 ‘김정섭 시장 주민소환 관계자 기자회견’에서 공주시에 악재로 작용할 발언을 쏟아냈다.

소환운동본부가 가장 큰 이슈로 문제삼는 ‘시장의 소통부족’을 액면 그대로 증언한 셈이어서 앞으로 상당한 논란을 부를 것으로 보인다.

공주 민예총이 자청해 21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주최측은 △백제문화제 격년제 논란 △구 의료원 철거문제 △문화예술인 회관 리모델링 혈세낭비 등 3가지 이슈를 들고 나왔다.

당초 공주보 문제도 거론될 예정이었으나 발표 예정자의 ‘거부’로 빠졌다.

백제문화제 격년제와 관련해 윤 명예교수는 “공주시가 수용하지 않으면 부여·충남도와 함께하는 3자 공동개최 방식이 파기될 위기였다”며 불가피성을 설명했다.

시민의견 수렴 노력을 소홀히 한 이유에 대해 그는 격년제 찬성 시민은 몇명 안될 것으로 보여 그랬다며, 특히 윤 명예교수 본인조차도 격년제는 안된다고 밝혔다.

격년제를 반대하는 시민들의 생각이 잘못이라고 보느냐는 질문에도 그는 “아니다”고 거듭 확인했다.

재단 이사의 생각을 이사장인 김 시장과 동일한 것으로 놓고 봤을 때 정책결정 이전부터 시민들이 반대할 것을 예단하고 있었음은 물론, 처음부터 시민들의 의견을 들을 생각조차 안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격년제를 반대하는 시민 의견을 따라야 한다는 생각은 안해봤냐는 질문에 “차악을 피하기 위해 차선을 택한것”이라고 짚었다.

그는 다만 사견임을 전제로 “시민들 의견에 따라 격년제 철회는 가능할수 있지만, 국비지원 중단과 축제의 레벨이 낮아지는 문제 등 부작용을 감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구 의료원 철거 문제에 관해 당시 공론화 과정에 참여했던 임재일 교수는 “목관아 복원은 물론 주차장과 공방 도서관 복합문화공간 등 모두 원도심 활성화 차원에서 접근하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그러나 국비 확보 난제 등 5~10년 안팎의 공기(工期) 문제에는 “시민들에게 제대로 설명했는지 확답하기 어렵다”고 비켜갔다.

또 근대역사의 중요 자산이었던 건물을 허물고 죽은 역사를 되살리는게 맞는가 묻자 “도시재생 차원서 볼 때 근대건축을 보존 활용하는것도 중요하다”고 답했다.

예술인회관 리모델링 예산낭비 문제는 군색한 해명으로 비판을 불렀다.

김두영 공주예총 회장은 “예술이 중심돼 공주를 알리기 위한 전제조건으로 리모델링을 추진한 것”이라며 “임원회의를 열 공간조차 부족해 추진한 사업”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2억원짜리 건물에 8억원을 들이는 비상식에서 촉발된 문제가 본질임을 지적하자 “예산이 많이 드는줄 몰랐다. 예총에서 왈가왈부할 입장은 아닌 듯 하다”는 답이 돌아왔다. 공주 유환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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