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청주박물관 특별전 ‘한국의 청동기문화 2020’

전형적인 비파 모양을 갖춘 요령식동검.
국보 제141호 ‘잔무늬거울(정문경)'
국립청주박물관 '한국의 청동기문화 2020' 전시 전경.

[동양일보 김미나 기자]한국의 청동기문화를 총망라한 특별전이 관객을 만난다.

이번 특별전은 코로나19로 지난 2월 24일 휴관에 들어갔던 국립청주박물관이 다시 재개관하며 여는 첫 전시로 8월 9일까지 특별전시실에서 열린다.

전시는 국보 제141호 잔무늬거울 등을 포함해 모두 970점의 문화재를 선보인다.

특히 이번 전시는 1992년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개최한 특별전 ‘한국의 청동기문화’의 리뉴얼 버전으로 주목받고 있다.

전시를 기획한 임혜경 학예연구사는 “1992년 당시 국립중앙박물관의 ‘한국의 청동기문화’는 한반도 청동기 문화의 모습을 처음으로 망라한 매우 중요한 전시로 아직도 많은 연구자와 관람객들의 기억 속에 남아있다”며 “이번 청주박물관 전시는 바로 이 전시에서 영감을 얻어 기획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립청주박물관은 이번 전시에 30년 가까이 지나는 동안 새롭게 발굴‧발견한 문화재들을 한 자리에 모았다. 우리나라 청동기 문화가 어떻게 전개되고 발전했는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살펴볼 수 있도록 전시했다.

전시는 크게 2부로 구성됐다.

Ⅰ부 ‘청동기의 문화사’에서는 인류 최초의 금속 도구인 청동기가 한반도에 등장한 때부터 철기에 자리를 내어주기까지의 과정을 시기별로 살핀다. 당시 사람들에게 청동기는 어떤 쓰임새였고, 어떤 의미였는지 살펴볼 수 있다. Ⅱ부 ‘청동기의 기술사’에서는 청동이라는 새로운 물질을 어떻게 만들어냈고, 어떤 과정을 거쳐 청동기로 완성해냈는지 훑어본다. 이 과정에서 지금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선사시대 한반도 사람들의 놀라운 기술력이 전해진다.

좀처럼 한자리에 모이기 힘든 지정문화재들도 대거 포진했다.

국보 제141호 ‘잔무늬거울(정문경)’(숭실대)과 국보 제143호 ‘화순 대곡리 청동기 일괄’(광주박), 국보 제231호 ‘전 영암 거푸집 일괄’(숭실대), 보물 제1823호 ‘농경문 청동기’(중앙박), 보물 제2033호 ‘완주 갈동 거푸집’, 제2034호 ‘정문경(전주박)’을 선보인다. 역사교과서에 단골로 등장하는 유명한 문화재들이다.

무엇보다 숭실대 ‘정문경’과 ‘농경문 청동기’는 외부 나들이를 좀처럼 하지 않는 유물들로 알려져 있는데, 언제 다시 청주에서 이 보물들을 만나게 될지 모른다는 것이 청주박물관측의 설명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이른 시기의 청동기인 정선 아우라지 유적 청동장신구, 전형적인 비파 모양의 요령식동검, 최근 발굴돼 지역 우두머리의 무덤으로 주목받은 경산 양지리 유적 1호 널무덤 출토품 역시 주요 전시품이다.

전시실 밖 로비에는 충북 지역의 대표 예술가 손부남 작가가 이번 특별전을 위해 특별히 구상한 작품으로 휴게공간을 꾸몄다. 특별전에 출품된 청동기시대 주요 유물들에서 모티프를 따서 현대인과 청동기시대인의 대화를 주제로 했다. 편안하면서도 감각적인 공간이 눈에 띈다.

또 다른 한쪽에는 3D프린터가 설치돼 요령식동검 출력을 시연 중이다. 이밖에도 디지털돋보기, 청동거울 만들기 인터렉티브 체험물 등이 마련돼 볼거리는 물론 즐길거리도 다양하게 준비돼 있다.

신영호 국립청주박물관 관장은 “수천 년 동안 우리의 삶을 풍족하게 만들어준 쌀과 금속(청동)이 어떤 과정을 거쳐 우리의 삶 속으로 들어오게 됐는지, 이번 전시를 통해 찬찬히 살펴볼 수 있다”며 “이번에 못 보면 어쩌면 다시 30년을 기다려야 할 전시일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해 관람 인원이 시간당 100명 이내로 제한되고, 단체관람도 어렵다. 국립청주박물관 홈페이지에서 온라인 사전 예약 서비스가 진행중이며 관람비는 무료다. 김미나 기자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