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석준 취재부 부장

조석준 취재부 부장
조석준 취재부 부장

 

[동양일보 조석준 기자]주차시비로 아파트 주민에게 폭행당한 경비원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등 주차난으로 인한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세대수가 많고 오래된 아파트에선 아침 출근길에 삿대질과 욕설을 하는 사람들도 어렵지 않게 목격할 수 있다. 사실 이러한 주차문제는 이미 오래전부터 야기돼 왔지만 가장 큰 문제는 주차 공간 확보 외에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없다는 것이다.

청주의 한 아파트의 경우 밤늦게 퇴근하는 사람들이 차량을 주차하기 위해 아파트단지를 몇 바퀴씩 돌다 장애인전용주차구역에 주차했다가 결국 과태료를 물곤 한다. 지난해 청주시의 장애인 주차구역 불법주차 적발건수는 1만391건으로 전년도(9229건) 보다 1162건 증가했다. 또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은 가족이나 지인의 장애인차량 표지로 장애인전용주차구역을 마치 개인전용 주차공간처럼 이용하는 ‘얌체주차’를 하고 있어 주민들 간 다툼도 끊이지 않고 있다. 이에 일부 아파트 주민들은 입주민 전체를 대상으로 보행상 장애가 있는 주민들을 전수조사 한 뒤 장애인전용주차공간을 이용할 수 있도록 장애인 법정주차대수를 탄력적으로 조정해달라는 요구를 하고 있다. 이들은 실제 보행상 장애가 있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지 않아 대부분의 장애인전용주차구역이 매일 텅텅 비어 있어 이를 효율적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청주시에선 법정주차대수(장애인전용주차구역)보다 더 많이 설치한 아파트에선 주민회의를 통해 조정이 가능하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장애인 주차공간을 축소할 순 없는 일 이라고 말한다. 현재 청주시의 아파트 등 공동주택에선 주차장법 시행령과 시 조례에 따라 부설주차장 주차대수의 4%이상을 장애인전용주차구역으로 마련해야 한다. 따라서 1000세대 규모의 아파트단지의 경우 40대의 장애인전용주차구역을 별도로 구분, 설치하고 있다.

장애인에 대한 배려는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다만 그 배려가 좀 더 현실적이고 효율적으로 작용하길 기대해 본다. 조석준 기자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