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농인 제현숙 씨, 버섯 재배로 제의 인생

[동양일보 김성호 기자]"노루궁뎅이 버섯이라고 아시나요?"

청정 진천군 백곡면에서 노루궁뎅이 버섯재배로 제2의 인생을 열고 있는 강소농이 있어 눈길을 끈다.

주인공은 지난 2012년 귀농해 '생거진천'에 정착한 제현숙(55세) 씨.

제 씨는 귀농 후 노루궁뎅이버섯과 표고버섯 재배에 몰입했지만 우여곡절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체계적인 버섯재배를 위해 영농초기 시설(자가배양시설)에 많은 투자를 했지만 만족할 만한 성과로 이어지지 않았던 것은 그를 크게 좌절케 했다.

정작 노루궁뎅이버섯과 표고버섯을 성공적으로 재배해도 판로에 대한 고민까지 그의 발목을 잡았다. 도매시장과 개인(지인)판매에 그쳤고, 버섯의 좋은 효능·효과를 더 많은 소비자에게 알릴 방법도 마땅치 않았다.

이에 제 씨는 생산·경영비의 체계적인 관리와 품질 좋은 버섯재배를 위한 신기술, 가공품생산 유통과 SNS를 통한 판매 등 맞춤형 전문가 컨설팅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곧바로 진천군농업기술센터를 찾은 이유다. 센터는 당시 이를 중점적으로 교육하는 강소농사업이 한창이었다.

"진천군농업기술센터 강소농 교육과 재배기술 교육에 뒤도 안 돌아보고 참석했어요. 이후 강소농 경영개선 실천교육(2015년~2019년)을 수료했고, 기본·심화·후속교육, 최고과정으로 나눠진 체계적인 수업을 받으면서 버섯재배로 성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졌어요"

제 씨는 버섯재배기술교육과 농업인대학도 수료(2018)했다. 기능성버섯 재배과정 1회(자치연수원) 출신이라는 타이틀에다 직거래 확대 등 SNS를 활용한 농산물 판매를 위한 e-비즈니스교육도 받았다. 말 그대로 버섯생산과 가공 판매 등 멀티플레이어로 거듭난 것이다.

지난 2015년 진천군친환경연합회에까지 가입한 제 씨는 제1회 괴산 세계유기농엑스포 진천군 판매부스 참여해 노루궁뎅이와 표고버섯을 홍보했고, 당시 노루궁뎅이 버섯은 완판 되는 기염을 토했다.

또 생거진천문화축제 농특산물 친환경농산물 전시·판매관에 참여해선 역시 노루궁뎅이와 표고버섯을 전시, 주민들의 높은 호응도를 이끌었다. 이는 지난 2015년 친환경 무농약농산물 인증을 따내는 디딤돌이 됐다.

여기에 강소농모임체 결성을 이끌며 대표를 지냈고, 2015 강소농 밴드 개설(회원 25명) 등의 주역으로 교육일정, 농장이야기, 농장홍보글 게시 등 회원 간 활발한 정보교류를 주도했다.

이처럼 제 씨의 열정적인 학구열과 왕성한 정보교류 활동은 생산성 증대와 매출로 이어져 2019년 현재 상당한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재배방법을 개선했어요. 지면재배에서 균상재배(2단, 3단)로 말이죠. 작은 면적을 최대한 활용해 생산량을 증가하고 소득을 향상하기 위한 것이죠. 또 재배시작부터 다른 농가에서 하지 않은 버섯종균 배양시설을 갖춘 것이 자가 배지 생산, 배지구입비 절감효과로 이어지고 있어요"

제 씨는 균상재배로 전환하면서 균상마다 균일하게 재배하는 자신만의 노하우도 개발했다. 계절과 버섯 생육 상태에 따라 배지를 옮기는 것 등이 그것이다.

기존 도매시장 70%, 직거래(개인판매) 30% 하던 판매 경로도 강소농에 참여하면서 친환경연합회 가입과 함께 활동영역을 넓히면서 직거래 판매 쪽으로 대폭 증가하고 있다.

"앞으로 6차 산업을 실천하는 등 교육농장을 운영하는 게 목표입니다. 버섯 재배에만 그치지 않고 가공품을 생산할 계획이죠. 버섯분말을 이용한 버섯죽 등 가공품을 생산할 경우 소득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어요. 또 자신있고요. 하하하"

제 씨는 최근 코로나19로 많은 농가가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이 또한 반짝이는 아이디어로 정면 돌파 중이다. 가정에서 표고버섯을 재배해 먹을 수 있도록 배지와 키트를 개발·판매해 위기를 기회로 삼고 있는 것이다.

"'사람은 꿈이 있어야 한다'는 말은 언제나 가슴에 새겨야 해요. 이런 비전아래 버섯 농장을 운영하기 시작 전과 후에 꾸준히 선진농가를 벤치마킹하는 것이죠. 각종 교육에도 열성적으로 참여하면 귀농 정착, 영농사업 성공은 꿈이 아닐 거라 확신합니다" 진천 김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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