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봉호 옥천군의회 의원

곽봉호 옥천군의회 의원

[동양일보 신우식 기자]고전을 읽으면 재미있는 내용도 많고 배울 것도 많다. 특히 중국의 고전은 이야기가 무궁무진하고 우리의 고전과는 좀 다른 면을 찾을 수 있다.

사마천의 사기(史記)에 보면 중구삭금 적훼소골(衆口鑠金 積毀銷骨) 이라는 말이 나온다. ‘여러 사람의 입은 쇠도 녹이고 헐뜯음이 쌓이면 뼈도 삭힌다.’라는 의미다.

여러 사람이 마음을 하나로 합쳐 단결하면 못할 일이 없다는 것을 비유하는 말이다. 꽤나 오래된 일이지만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는 선거구호도 생각이 나는데 한마음, 한뜻의 마음이 뭉치면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는 동기가 생긴다. 백성들의 소리가 이처럼 무섭다는 얘기이다. 그야말로 민심이 천심이라 했다.

조직에 유언비어가 난무하고 근거 없는 이야기들이 오고 간다면 그 조직은 건강하지 않은 것이다. 그래서 조직에는 건전한 소통 문화가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다. 물론 건전한 소통의 문화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만 조직에서건 특정 사회집단에서건 심지어 가정에서 조차 올바른 소통은 그 구성원들을 행복하게 하는 기반이 된다. 그러나 올바른 소통이 실현되는 조직을 쉽게 찾아보기 힘들다. 그것은 소통조차도 자신에게 이로운 방향으로 만들어가려는 이기심이 작동하기 때문은 아닐까?

인간에게 주어진 가장 큰 축복 중 하나는 자신의 생각을 말이나 글로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인간이 말을 통해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의사(意思)를 전달하는 것은 인간들의 소통(疏通) 본능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한다. 그러나 인간은 결국 끈임 없이 소통하려는 이 본능으로 인해 큰 화(禍)를 입기도 한다. 그래서 어른들이 어디서든 말조심하라는 말씀을 하시는 것이다.

예전에는 옹기종기 서로의 집들이 맞닿아 있고, 그 사이 낮은 담을 넘어 음식과 수다가 넘나들면서 공동체의 두터운 정을 느끼고 살았다. 서로가 숟가락, 젓가락이 몇 벌이라는 것을 알 정도로 끈끈한 우리 공동체 문화의 연원은 깊고 두터운 것이었다.

그러나, 사회는 갈수록 변모하여, 학업, 직장 등의 이유로 1인 가구의 비율이 늘어나고 있다. 또한, 문만 닫으면 이웃과 단절되는 현 주거형태는 벽을 넘어오는 층간 소음에 민감해지는 세태가 된 것이다.

“소통은 '벗는 것이다!' 벗기는 것이 아니다” 라고 말한다. 즉, 내 자신이 먼저 모든 것을 열고 상대에게 다가갈 때 올바른 소통이 시작된다는 의미가 된다. 지금 나는 올바른 소통을 하고 있는 것인가? 한번 고민해볼 주제가 아닐까 싶다.

요즘 비뚤어지고 말만 늘어놓는 정치권에 국민들은 실망을 넘어 분노하고 있다. 덕이라곤 티끌만큼도 없어 보인다. 덕이 있는 언행과 길을 정치권이 헤치고 앞장서야 할 때이다. 경제 불황과 급변하는 한반도 안보 상황 현실에서 정치인들이 여론 수렴에 앞장서 국익을 생각하는 정치가 그립다. 특히 당, 정, 청 여권의 바닥 민심 파악과 정책으로의 수렴이 긴요하다. 아무리 어려운 세상일지라도 백성이 무섭고 백성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 정치가 없고 지도자가 없는 법이다. “여러 사람의 말은 쇠도 녹인다.”고 했잖은가. 초나라 굴원의 ‘천문(天問)’에 나온 구절로서 국민 여론의 큰 위력을 의미한다. 가볍게 보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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