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 ‘기대 반’ ‘우려 반’…학교 ‘안심시키기’ 주력

청주 중앙초에서 27일 오전 신입생 첫 등교가 이뤄진 가운데 코로나19 여파로 학교를 들어가지 못한 학부모들이 담장 너머로 아이들을 지켜보고 있다.
청주 중앙초 1학년 신입생과 학부모가 정문에 앞에서 담임교사로부터 명찰을 받고 있다.
청주 중앙초 1학년 신입생이 27일 첫 등교해 수업을 하고 있다.
청주 중앙초 1학년 신입생들이 27일 첫 등교해 교실로 들어가기 전 운동장에 모여 있다.

[동양일보 지영수 기자]

‘기대 반’, ‘설렘 반’ 속에 초등학교 1학년의 생애 첫 학교생활이 시작됐다.

코로나19 여파로 등교가 5차례에 연기된 지 86일 만이자 온라인개학과 원격학습을 운영한 지 한 달 만인 27일 초등학교 교문이 처음으로 활짝 열렸다.

초등 1~2학년 등교수업이 시작된 이날 청주·세종지역 학교를 찾은 아이와 학부모들이 표정에서 기대와 우려, 설렘이 교차했다.

교사들은 아침 일찍부터 모두 나와 교문과 교실 앞에서 등교하는 아이들을 반기면서 발열 체크를 위해 간격을 띄어 줄을 세우고 교실 위치가 적힌 표지판을 들고 안내를 하는 등 낯설어하는 아이들을 안심시키는데 주력했다.

학부모들은 초등학교에 처음 등교하는 아이들과 교문 앞에서 헤어졌다. 예년 같으면 교실까지 따라 들어가 자리까지 확인했으나 올해는 코로나19로 교문을 들어서는 아이들의 뒷모습만 보고 착잡한 마음으로 발길을 돌려야만 했다.

새로운 친구를 만난다는 기대와 설렘에 아이들은 마냥 좋아하는 데 학부모들은 별 탈이 없기를 바랄 뿐이다.

세종 글로벌초 신입생 김선준군은 “드디어 처음으로 학교 간다는 사실에 설레서 새벽 6시에 깼어요”라며 “새로운 친구들을 만나서 좋았지만 마스크 쓰고 계속 자리에만 앉아 있어서 힘들었다”고 말했다.

청주 중앙초 1학년 자녀를 둔 한 학부모는 “첫아들인데 입학식을 못 봐 아쉽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발생하지 않기를 바랄 뿐”이라며 아쉬움과 걱정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과대·과밀 학교인 중앙초는 이날 1학년 12학급 중 홀수반과 2학년 11학급 중 홀수반이 등교를 시작했다. 우선 2학년이 8시 20분~8시 40분까지 후문을 통해 등교했다.

이어 1학년들은 9시부터 학교 정문 밖에 교사들이 마련한 명찰을 직접 뽑아 목에 건 뒤 정문에서 거리 두기로 운동장에 모인 뒤 담임교사 인솔 아래 10명씩 나눠 10분 간격 교실로 들어갔다.

청주 솔밭초는 1학년 10학급과 2학년 11학급 등 모두 21학급이 등교를 마쳤다. 과대·과밀 학교 특성상 한 반에 30여 명의 학생들이 수업을 받아야 해서 최대한 간격을 유지한 뒤 투명 가림막으로 비말 전파를 차단하기 위해 책상마다 투명 가림막을 설치했다.

아이들은 학교 현관에서 열화상 카메라로 발열 체크를 한 뒤 교실 앞에 마련된 손소독제로 손 소독 후 교실에 들어갔으며, 교실에서 충분한 공간을 두고 띄엄띄엄 앉았다.

청주 동화초는 담임교사와 학생들이 기념 촬영을 해 학급 밴드에 올리는 것으로 입학을 축하했다. 교실은 사물함 등을 외부로 빼내 학생 간 이격거리를 넓혔다.

청주 사천초는 마스크를 쓰고 수업을 진행하는 불편을 덜어주기 위해 교사들에게 페이스 쉴드(안면보호대)를 지급하기도 해 눈길을 끌었다.

청주 옥산초는 풍선과 플래카드를 흔들며 아이들을 적극 환영했고, 환영 배너 설치와 작은 선물을 준비해 늦은 등교의 서운함을 달랬다.

첫날인 만큼 선생님과 친구들과 첫인사를 하고 마스크 착용 등 생활 속 거리 두기 습관을 익히는 것에 집중하도록 했다.

김수운 교장은 “학교에서 아이들을 많이 기다렸고 아이들과 학부모도 학교에 많이 오고 싶어 하셨는데 건강한 모습으로 만날 수 있어 감사하다”며 “비록 제한된 환경이지만 등교하는 동안에 안전하고 즐거운 학교생활을 할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영수.신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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