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폄훼·상대방 무시 등 정제·세련미 없이 발언
정종순 시의원에겐 "무게 없다"훈계… 당사자 당혹
공주시 출입기자도 당해… MBC PD엔 4연속 반말

김정섭 공주시장이 MBC PD에게 인터뷰중 "뭐를?"이라며 반말을 건네는 장면(유튜브 캡처)

[동양일보 유환권 기자]김정섭 공주시장의 말이 거칠어졌다. 정제되지 않은 화질(話質), 세련미 떨어지는 화법(話法)은 아슬아슬한 경계 수위를 넘나든다.

소통부족과 정치력 부재 때문에 촉발된 시민들의 불만이 ‘주민소환’으로 전선을 확대시킨 가운데 김 시장의 ‘반발형 말투’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김 시장은 20일 정례브리핑 중 공주보와 관련해 "시비를 붙는 것은 좋지 않다”며 주민소환 사유를 정면으로 겨냥했다.

주권자의 고유한 정치적 의사표현인 주민소환 사유를 ‘시비’라고 폄훼한 것이다.

주민소환 운동본부 이영석 대표가 기자 자격으로 참석한 27일 정례브리핑에서도 김 시장은 "이영석씨도 나오셨네요"라며 기자의 직책을 생략하는 '특별한 센스'를 보여줬다. 애써 무시했다는 관측을 부른다.

이어 "정치 하려면 정치를 하고, 기자 하려면 기자만 해야지 왜 두가지 다 하나"라며 진짜 '시비'를 걸었다.

20여명의 출입기자와 실국장 공무원들이 배석한 공식 석상이었다는 점에서 대놓고 ‘말 멱살’을 잡은 셈이다. 이기자는 냉소로 받았다.

서울에 두채의 주택을 소유한 채 공주에서는 임대 거주하는 문제에도 “(그런 비판은) 오버"라고 응수했다.

시민들로부터 “이게 인구부족 지자체장이 할 말이냐”는 격앙된 반응이 쏟아졌다. 손님이 없어 식당 문을 닫았다는 A씨는 “분노도 아깝다”며 혀를 찼다.

3월 4일 열렸던 215회 공주시의회 임시회 본회의에서도 김 시장의 ‘감정 낭비’는 고스란히 드러났다.

질문을 마친 정종순 의원이 “(답변을) 무제한으로 해도 된다”고 하자 김 시장이 “그럼 계속 서계실 건가?”라며 되받았다.

뜻밖의 공세에 놀란 정 의원이 "예"라고 하자 김 시장은 “(정 의원은) 무게가 없다”고 훈계까지 했다. 이어 “소통하고 공론화를 많이 하라는 건가, 하지 말라는 건가?”라고 따지자 듣다 못한 이창선 부의장이 "의원을 모독하는 건가?"라며 항의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충청신문 정영순 기자가 관용차 운전기사를 새로 채용한 이유를 물었던 1월8일의 브리핑에서도 김 시장은 "할수 있어서"라고 단칼에 잘랐다.

‘내맘이야, 당신이 왜 물어?’하는 독선으로 비쳤다. 기자들 사이에서는 ‘정기자의 의문의 1패’라는 자조가 나왔다.

2019년 5월 4대강 문제를 다룬 MBC PD수첩 인터뷰는 압권이었다.

보해체 찬반 양쪽에 발을 담그고 자신의 이익만 추구하는 것으로 보인다는 취재진 지적에 김 시장은 "노코멘트"라며 단답형 반말을 전했다.

취재진이 "확실하게(말해 주세요)”라고 하자 "뭐를?"이라며 다시 반말을 건넨 김 시장은 공주시 공무원이 철거반대를 얘기했다고 하자 "누가?"라고 3번째 반말로 응수한다.

박승구 도시경제국장의 이름을 대자 김 시장은 거듭 "그것도 노코멘트"라며 ‘반말 시리즈’의 대미를 장식한다.

비논리와 유체이탈 화법도 도마에 올랐다.

이달 28일 고마에서 열린 인구정책 토론회에 시민 참석자가 10여명 밖에 안되자 김 시장은 “인구정책에 관심없는 분들이 왔다갔다 하는건 (토론회의)성공으로 보지 않는다. 꼭 오실만한 분들이 오시게 해달라”고 말했다.

현장에 없는 10만여 시민 모두를 인구문제에 무관심·무지한걸로 비하한 발언으로 들린다. 참석자 B씨는 “나도 무식한 주제에 괜히 꼽사리 낀 것 같아 여간 민망한게 아니었다”고 전했다. 공주 유환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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