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기 취재부 부장 / 천안지역 담당

최재기 취재부 부장 / 천안지역 담당

[동양일보 최재기 기자]“너 떨고 있니?” 4.15 보궐선거용 ‘살생부’가 나돌면서 천안시 공직사회가 술렁거리고 있다.

자치단체장이 바뀌면서 생긴 '선거 후유증'이라고 치부하기에는 살생부 오른 천안시공무원들의 명단이 너무나 구체적이다.

물론 지방선거 때마다 승진에 눈 먼 일부 공무원들이 당선 가능성이 높은 특정후보에게 학연과 지연 등을 연줄 삼아 ‘줄 서기’, ‘줄 대기’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공직자로서의 신분을 망각한 정치 공무원들을 일벌백계하는 것은 당연하다.

이 과정에서 단순한 경쟁후보의 지지와 학연·지연의 연결고리 선상에 있는 공직자까지 인사적 불이익을 받는 경우는 없어야 한다.

또 전임 시장 시절 '잘 나갔다'는 이유만으로 좌천성 인사를 단행하는 것도 새 시장이 경계해야할 사안이다.

이번 살생부가 캠프 측근들의 자기사람 심기나 진급에 눈 먼 공직자들이 경쟁상대를 제거하려는 수단으로 악용되지 않도록 세심히 살펴야 한다.

박 시장은 현재까지 비서진 외에는 별다른 인사발령은 내지 않았다. 하지만 하반기 대규모 정기인사가 예정되면서 공직사회의 촉각이 이번 인사에 쏠리고 있다.

시장이 자신의 공약과 신념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어느정도는 필요한 자기 사람을 써야하지만, 적재적소 배치 원칙을 벗어나 일괄 들이기나 내몰기는 곤란하다.

이는 전체 공무원들의 사기를 저하시키고 공권을 사권으로 변질시키는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 대다수 공무원들은 ‘선거에서 이기는 사람이 내편’ 이다.

'내편, 네편 가르기 인사'는 10여 년 간의 정치적 노력이 허사가 되고, 2년 뒤 지방선거에서 부메랑을 맞을 수 있다.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프로 행정가' 다운 인사를 기대한다. 천안 최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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