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례대표 ‘후순위자에 의석 양보’ 약속시한 한달 앞으로 다가와
유권자들 “의정활동 최고”… 공무원들도 “준비철저·합리적” 호평
미통당 압력땐 시민들 반발 거셀 듯… 정진석 의원측 “개인사정”
정 의원 “떠나면 시민들에 죄짓는 느낌”… 의원직 엄중함 ‘고민’

정종순 의원

[동양일보 유환권 기자]공주시의회 미래통합당이 '정의의 가치'와 '지방자치 훼손'의 문 앞에서 선택의 기로에 섰다.

비례대표 임기 나눠먹기라는 시민들의 비판이 거센 가운데 당사자인 정종순 의원이 후순위 P씨에게 의석을 넘겨주기로 한 ‘약속’ 시한이 한달 앞으로 다가왔다. ▶2월14일자 5면

중요한건 정 의원의 선택이지만 1일 현재까지 ‘의정활동을 가장 잘한 사람이 왜 떠나느냐’는 시민들의 지지가 그를 고민하게 만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불공정한 행위를 지켜만 보지 않겠다는 사회적 여론도 당사자와 미통당 모두를 망설이게 한다.

임기 쪼개기 배경에는 공천권을 쥔 당원협의회장들의 잘못된 인식이 자리잡고 있다. 비례대표가 직능 대표성과 전문성을 높여 지역발전에 도움이 될수 있다는게 그들의 주장이지만 교과서의 얘기일 뿐이라는게 전문가들의 일관된 견해다.

정치권의 이해관계에 따라 하나를 둘로 분할해 필요한 사람 챙겨주는 자리에 불과하다는 의미다.

공주 지역구의 정진석 의원측은 1일 동양일보와의 통화에서 “이들의 협의 과정에 (정진석 의원이) 관여하지 않았고, 도당 차원에서 진행된 사안을 당협의장이 거론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거리를 뒀다.

의원 임기를 결정하는 일도 본인의 자유의사와 개인사정에 의한 것이므로 “특별히 내놓을 입장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최근까지 동양일보의 취재 내용을 종합해 보면 유권자·언론·공무원 등 거의 대부분은 정 의원의 뛰어난 의정활동을 ‘잔류 이유’로 꼽는다.

공주시 공무원 A사무관은 “시정질문, 예산심의, 행정감사, 간담회 등을 통해 만나는 정 의원은 항상 충분히 공부하고 준비한 합리적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신관동 시민 B씨도 “까다롭기로 유명한 젊은 학부모들이 인정할 정도”라고 추켜 세웠다.

대학생 C씨는 “정치적 이해득실이 중요한가, 시민들 삶의 질을 높이겠다고 한 의회 정신이 먼저인가”라고 되물었다.

2년전 지방선거때 임기 쪼개기는 공약에 없었다고 꼬집은 미통당 당원 D씨는 “잘못된 악순환의 고리를 이번에는 반드시 끊어야 한다”며 “만약 미통당 내부적으로 정 의원 사퇴에 압력을 가한다면 시민들이 결코 가만있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공주시 ‘정치 시계’는 정 의원 쪽으로 중심이동 하는 분위기다.

주된 여론은 정 의원이 사퇴를 거부함으로써 받게 될 비난보다, 사퇴 강행시 후폭풍이 훨씬 크다는 사실로 모아진다.

후자의 경우 시민과의 약속 대신 ‘빗나간 도의’만 챙긴 나쁜 의원이 된다. 정 의원 개인의 정치 앞날에도 ‘주홍글씨’로 안고 가야할 짐으로 남는다.

정 의원은 “풀뿌리 민주주의를 제대로 해 보겠다며 2년간 활동 했는데, 공인으로서의 책무를 다하지 못한채 여기서 멈춘다면 시민들에게 큰 죄를 짓는 것 같아 고민된다”고 밝혔다. 의원 배지의 엄중함을 가벼이 할수 없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읽힌다. 공주 유환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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