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성택 전 제천교육장

최성택 전 제천교육장

[동양일보] 아마 지금처럼 개혁이란 말이 많이 회자한 적도 없었을 것이다. 무슨 일만 생기면 개혁을 입에 올린다. 가장 흔하게는 정치 개혁부터 온통 개혁해야 한다고 난리다. 경제민주화라고 하지만 그것도 경제를 개혁해 보자는 말이다.

그러나 대개는 개혁이 정치로부터 시작되어 엉뚱하게도 각 분야로 파급된다. 하지만 평소의 불평에 편승하여 방향성이 빗나간 경우가 많다. 교육도 예외가 아니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교육은 학문에 정진하는 것으로만 알다가 죤 듀이의 경험주의 이론이 나오면서 주지주의 교육 외에 인성교육과 아울러 놀이교육 그리고 여유 교육을 주장하는 경향이 강해졌다.

우리나라는 민주화 바람이 불면서 학력신장이 마치 학생을 불행하게 만드는 주범으로 취급하는 경향으로 흐르고 있으며 그러다보니 기존의 보수적 교육관을 가진 쪽과 정치적 이념 대결처럼 팽팽한 대치 상태에 있다. 그러나 개혁이란 궤도를 이탈한 것을 본질로 돌아가게 하는 것이다. 그럼 교육의 본질은 무엇인가? 가르치고 배워서 인간의 행복을 추구하는 것이다. 그런데 그 목적과 방법 그리고 적용이 잘못된 데 문제가 있다. 즉 제대로 된 알맹이가 아닌 것을 목적으로 배우고 가르쳤기 때문이다. 한문 문화권에 속한 우리나라는 과거라는 시험 과정을 통해서 입신양명(立身揚名) 하는 것을 성공으로 보았고 지금도 고시에 합격하는 것을 성공한 것으로 보는 것은 예와 다를 바 없다. 그러나 진보적 경향을 가진 이들은 반대의 주장을 하지만 거기에는 학력저하라는 맹점이 있으며 그들이 주장하는 방식에서의 입시나 채용에는 또 다른 문제점이 있고 기존의 방식을 말로는 반대하면서 그들의 자녀를 보수적인 특수 교육에 맡길 뿐 아니라 부정한 방법까지 동원하고 있어 빈축을 사고 있다.

교육의 목적은 자립 하는데 있다. 공자도 논어 위정편(爲政篇)에 「나는 15세에 학문을 통한 인생의 목표를 세웠고, 30세에 자립(自立) 하였으며, 40세에는 유혹에 넘어가지 않았고, 50세에는 하늘의 뜻을 알았으며, 60세에는 남의 말을 잘 들어 주었고, 70세에는 내가 원하는 데로 해도 잘못함이 없게 되었다.」고 하였다. 10대에 뜻을 세워 30세에는 여러 면에서 자립하게 됨으로 노년까지 이상적인 일생을 가게 되었다고 술회 하였다. 뿐만 아니라 현대에는 창의성을 필요로 하는 시대이다. 그냥 졸졸 외워서 정답을 쓰는 것으로 다 되는 것이 아니요 그렇다고 기초학력이 다져지지 않고서 무한경쟁의 세계에서 창의력을 발휘할 수 없으며 자기의 자유만 주장해서는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

여기서 덴마크 동화와 어린이 교육에 관한 의미 있는 기사를 본적이 있어 소개 한다.

덴마크는 1973년부터 거의 매년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 라는 타이틀을 차지해 왔고 어린이들도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어린이들’로 자란다. 이런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동화다. 안데르센으로 대표 되는 덴마크 동화는 세계적으로 인기가 있고 각국 언어로 번역 되며 그 과정에서 해피엔딩으로 각색되는 경우가 생기는데 실제로는 비극적 이야기가 많다. 상처도 인생의 일부라고 생각하여 어린이들에게 역경과 고난을 스스로 극복함으로 행복이 오며 그런 동화를 읽으면서 저력을 쌓게 한다. 유명한 안데르센의 동화 ‘미운 오리새끼’는 따돌림과 차별 이야기, ‘성냥팔이 소녀’는 가난하고 힘든 현실의 슬픈 이야기, 왕자와 사랑을 이루지 못하고 거품으로 변해 파도에 휩쓸리는 ’인어공주’ 도 그런 내용이다. 그러나 만약 아름답고 해피엔딩인 동화만 읽던 어린이가 성인이 되어 힘든 현실에 직면하면 시련을 극복하지 못하고 세상을 원망하게 된다. 덴마크는 어릴 적 읽는 동화를 통해 세상을 바로 알려 주어서 자립의 기틀을 마련해 준다.

요즈음 우리 사회는 온통 사교육으로 해결하려는 풍조가 만연해 있다. 그러나 직장을 비롯한 사회생활과 가정생활도 사교육으로 해결 될까? 자수성가란 말도 기업의 경우에만 해당 되는 것이 아니라 모든 것이 자립정신으로 해결 할 것이 많다.

“인간이 자기 자신 속에서 재능을 만들지 않고 이것을 타인으로부터 얻어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무리한 생각으로 마치 초대 받은 곳에서 의사와 가끔 만찬을 하는 것으로 건강해지리라고 생각하는 것과 같다.”

마치 M ․ 프르스트가 지금 우리 현실을 보고 얘기 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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