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현대미술관 청주 ‘보존과학자 C의 하루’展

정정호 '보존과학자 J'
국립현대미술관 청주가 3일 진행한 언론간담회에서 전시를 기획한 김유진 학예연구사가 기자들에게 전시를 소개하고 있다.
이갑경 ‘격자무늬의 옷을 입은 여인’ 설치 전경. 1937년 조선미술전람회 도록에 수록됐던 이 작품은 캔버스 틀에서 분리된 채 둥글게 말려있던 것을 1989년과 2014년, 2차례에 걸쳐 보존처리가 이뤄졌다.

[동양일보 김미나 기자]‘보존과학자 C’라는 가상의 인물을 통해 미술품의 생로병생(生老病生) 과정을 소개하는 특색있는 전시가 열린다.

국립현대미술관 청주는 미술품 보존과학을 소개하는 기획전 ‘보존과학자 C의 하루’를 오는 10월 4일까지 기획전시실(5층)에서 연다.

이번 전시는 다양한 미술관의 업무 중 비밀스럽게 유지되는 보존과학이라는 분야를 전시 형태로 소개한다. 보존 전후의 비교 전시가 아닌, 그 사이 수많은 과정을 보여주고 보존과학자라는 ‘사람’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되는 전시다.

특히 현대미술의 보존·복원이라는 측면에 집중해 보존 과학을 문화와 예술의 관점으로 들여다보고자 하는 시도가 미술계에 큰 관심을 받고 있다. 기획자의 시각으로 바라본 보존과학자의 일상을 인문학적으로 접근해 작가와 작품, 관객 등 다양한 관계 안에서 보존·복원을 수행하는 한 인물의 일상과 고민 등을 시각화했다.

전시 제목에 들어가는 ‘C’는 ‘컨서베이터(Conservator·보존처리전문가)’와 ‘청주(Cheongju)’의 ‘C’를 가리키기도 하고 동시에 삼인칭 대명사 ‘~씨’를 의미한다.

전시는 상처, 도구, 시간, 고민, 생각 등 보존과학자의 하루를 보여줄 수 있는 주요 단어를 선정해 ‘상처와 마주한 C’, ‘C의 도구’, ‘시간을 쌓는 C’, ‘C의 고민’, ‘C의 서재’라는 5개 주제로 구성됐다. 전시 공간을 따라 이동하며 상상과 실재 사이에 구성된 보존과학자 C의 일상을 들여다 볼 수 있는 구조다.

참여작가는 구본웅·권진규·니키 드 생팔·신미경·오지호·육명심·이갑경·이서지·전상범·정성근·김지수·류한길·우종덕·정정호·주재범·김세진·제로랩 등 총 17명이다. 회화, 조각, 사진, 영상, 설치 등 모두 30여점의 작품과 보존에 쓰이는 안료 500여종, 현미경 등 각종 보존과학 도구가 전시됐다.

‘보존과학자 C의 하루’는 유튜브 채널(youtube.com/mmcakorea)을 통해 ‘학예사 전시투어’ 영상으로도 만날 수 있다. 전시를 기획한 김유진 학예연구사의 설명과 생생한 전시장을 담은 녹화 중계로 7월 2일(목) 오후 4시부터 30분간 진행된다. 중계 후에도 유튜브를 통해 영상을 계속 볼 수 있다.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장은 “사람의 생명을 다루는 의사와 같이 미술품의 생명을 연장하고 치료하는 보존과학자의 다양한 고민들을 시각화한 흥미로운 전시”라며, “하나의 작품을 보존·복원하기까지 작가와 작품 등 다양한 관계에 대한 연구와 담론, 실재와 상상의 경계 사이에서 보존과학에 대한 새로운 발견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미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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