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간 350여명 이상 생명 구해

우경근 충북 항공구조구급대 소방위

[동양일보 신우식 기자 ] “보통은 정비사라고 하면 정비만 하는 줄 알고 있는데, 항공구조구급대는 조금 다릅니다. 저도 정비사라는 직책을 갖고 있지만, 인명구조 현장에 항상 함께 출동해요. 인명구조 상황은 1분 1초가 다릅니다. 한 사람의 손이 더해지면 한 생명을 살릴 수 있는 확률이 늘어나죠. 17년 동안 매년 150회 이상 출동한 것 같습니다. 제가 알기론 항공구조구급대 소속 정비사가 119상을 수상한 것은 처음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누구나 받을 수 있는 상이 아니라 개인적으로 아주 큰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저보다 훌륭한 분들도 많지만, 항공구조구급대라는 특성이 많이 작용한 것 같습니다”
충북 항공구조구급대에 정비사로 17년째 근무 중인 우경근(49·사진) 소방위는 지난달 27일 119상 본상에 오르는 영예를 안았다.
우 소방위는 1971년 강원도에서 태어나 1981년 충북으로 이사해 괴산중을 거쳐 청주기계공업고를 졸업했다. 이후 공군17전투비행단에 정비사로 복무했으며, 복무 중 충북보건과학대 자동차과(야간)를 졸업했다. 군 복무를 마치고 민간 항공업체에서 근무하다 2004년부터 소방직에 몸을 담았다.
우 소방위는 정비사로 항상 구조대원들과 함께 출동한다. 정비사의 역할은 전반적인 기체의 점검은 물론이고, 호이스트(인양기)를 직접 조작하거나 화재 진화에 쓰는 물주머니 등을 현장에서 직접 운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소방항공구조구급대의 소방헬기는 △인명구조 및 응급환자 이송 △화재진압 △장기이식환자 및 장기 이송 △항공수색 및 구조활동 △공중 소방 지휘통제 및 소방인력·장비 등 운반 △그 밖의 긴급상황 발생에 따른 운항 등이 주요임무다. 우 소방위는 17년간 헬기 정비를 책임지면서, 재난현장서도 많은 활약을 했다.
그 결과 재난현장에서 350여 명의 생명을 구한 공로로 △충청북도지사 표창(2007년) △충청북도지방경찰청장 표창(2011년) △국민안전처장관 표창(2015년) △행정안전부장관 표창(2018년) △119상(2020년)을 수상했다.
우 소방위는 본연의 업무인 헬기를 정비할 때가 가장 즐겁다고 한다. 정비에는 항상 최선을 다한다. 정밀기계장치인 헬기는 사소한 결함으로도 큰 사고가 발생해 사고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지리산 천왕봉 헬기 추락 사건도 있고, 충남이나 독도에서도 소방헬기가 추락한 사건 소식을 접할 때마다 정말이지 아찔합니다. 사고가 발생하면 우리(소방대원)뿐만 아니라 도움을 청하던 민간인들도 피해를 입을 수 있단 생각에 정비에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우 소방위는 앞으로 소방 공백을 없애고 들어올 후배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소방헬기가 1대 추가 배치됐으면 하는 개인적인 희망도 전했다.
“통상적으로 헬기로 현장을 다녀오면 규정에 맞춰 운행에 따라 점검을 하는데, 기체 점검시간 동안 소방력의 공백이 생깁니다. 가까운 유관기관에 헬기를 지원 요청해 출동한다고 하지만, 소방헬기가 출동하는 사고는 매우 긴급한 상황입니다. 헬기 지원요청으로 지체되는 시간이 한 사람의 생명이 스러지기 충분한 시간입니다. 소방력의 공백없이 한 사람의 생명이라도 더 지킬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글·사진 신우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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