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중국인 ‘보트 밀입국’ 지점과 15㎞ 거리
4월 의항 발견 보트와 같은 제조회사 엔진 장착
군·해경, 대공 용의점·밀입국용 여부 등 조사 중

4일 오전 충남 태안군 근흥면 마도 방파제 인근에서 4일 발견된 정체불명의 고무보트. 이곳은 최근 중국인 8명이 몰래 타고 들어온 소형보트 발견 지점에서 15㎞가량 떨어진 곳이다. <태안해경>
4일 오전 충남 태안군 근흥면 마도 방파제에서 발견된 옅은 회색 고무보트(왼쪽)와 지난 4월 20일 소원면 의항리 해변에서 발견된 검은색 고무보트. 이들 보트는 현재 신진항 태안해양경찰서 전용부두에 보관돼 있다.

[동양일보 장인철 기자]지난달 중국인 8명이 밀입국한 충남 태안 해변에서 정체불명의 고무보트 1척이 또 발견돼 관계당국이 조사에 나섰다. 이번에 발견된 고무보트는 앞선 4월 인근 해변에서 발견된 고무보트와 색깔만 다를 뿐 같은 것으로 파악됐다.

4일 태안해양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55분께 충남 태안군 근흥면 마도 방파제 인근에서 주민이 정체불명의 고무보트를 발견했다. 주민은 “5~6일 전부터 보트가 있었다”며 119와 해경에 신고했다.

옅은 회색의 이 고무보트가 발견된 지점은 지난 4월 23일 중국인 8명의 밀입국용 고무보트가 발견된 태안군 소원면 의항리 해변과는 직선거리로 15㎞가량 떨어진 곳이다. 보트에는 40마력의 선외기 엔진이 장착됐고, 구명조끼 2벌, 1ℓ들이 엔진오일 3통, 니퍼 등 공구류, 빵 봉지 등이 발견됐다.

이날 발견된 고무보트가 지난 4월 20일 소원면 의항리 해변에서 역시 주민 신고로 발견된 검은색 고무보트와 색깔만 다를 뿐 장착 엔진의 제조회사(파썬)와 용량(40마력)이 같은 것으로 확인됐다. 암반 접안 시 찢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고무보트 바닥에 알루미늄을 입힌 것도 똑같다.

당시 검은색 고무보트도 밀입국 등에 쓰인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해경은 그러나 “군청 CCTV를 통해 고무보트 관련자로 보이는 남성 2명이 육상에서 고무보트로 이동, 기름을 넣은 뒤 다시 육상으로 가는 것을 확인했다”며 “대공용의점이나 밀입국 가능성은 없다”고 판단했다.

군과 해경은 대공용의점이 있는지, 중국인들이 또 밀입국용으로 사용했는지, 단순 유실된 것인지 등을 다각도로 조사하고 있다.

이와 관련, 소형보트를 타고 태안으로 밀입국한 중국인 8명 중 3명이 추가 구속됐다. 대전지법 서산지원은 지난 3일 출입국관리법 위반 혐의로 검거된 중국인 A(33)씨 등 3명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에 따라 태안으로 밀입국한 중국인 8명 중 구속된 중국인은 모두 4명으로 늘었다.

A씨 등은 지난달 20일 밤 9시께 일행과 소형보트(1.5t)를 타고 중국 산둥(山東)성 웨이하이(威海)시를 출발, 21일 오전 태안군 소원면 의항리 해변으로 밀입국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인근에 대기하고 있던 승합차를 타고 목포로 이동했다.

지난달 23일 해변에서 버려진 보트를 발견한 주민 신고로 수사에 들어간 해경은 사흘 뒤 목포에서 D(43)씨를 일행 중 가장 먼저 검거한 데 이어 A,B(37)씨도 차례로 붙잡았다. C(49)씨는 지난달 31일 광주 역전지구대를 찾아 자수했다. 해경은 잠적한 나머지 4명의 뒤를 쫓고 있다. 태안 장인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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