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도근 취재부 차장

[동양일보 이도근 기자]지난 주말 드라마 ‘킹덤’을 봤다.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원인 모를 역병이 나라 안에 돌고 이 병에 걸린 백성들이 하나둘 ‘좀비’로 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보면 볼수록 코로나19 감염 대유행의 시기를 지나고 있는 지금 우리의 모습이 매칭됐다. 드라마 속 좀비 확산은 인간들의 이기심이 컸다. 역병이 돈다는 데도 나만 괜찮으면 된다는 일부 양반의 모습. 역병을 피해 백성을 버리고 도망가는 관료들이 일을 그르쳤다.

코로나19 증가폭이 줄어드는가 하더니만 수도권의 감염 확산세가 심상찮다. 서울 이태원 클럽과 경기 부천 쿠팡 물류센터로 이어진 감염은 최근엔 종교 소모임 등으로 옮겨붙었다. 여기에 감염원을 알 수 없는 ‘깜깜이’ 감염까지 이어지고 있다. 수도권의 감염확산에 대한 불안감으로 인근 충청권 지자체는 고위험시설에 대한 운영제한 조치 등 방역에 대한 긴장수위를 높이고 있다.

그럼에도 ‘거리두기’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은 안타깝다. SNS에는 주말에 여행을 가거나 술자리 사진들이 넘쳐난다. 일부 유흥업소 등 밀폐된 공간에 사람들이 모이는 것은 2차 감염을 높일 수밖에 없다. 자가격리 수칙을 어기고 돌아다니는 이들도 마찬가지다. 격리수칙을 잘 지키고 있는 사람들을 머쓱한 ‘잠재적 보균자’로 만들고 있다.

굳이 감염병 대응수칙을 가져오지 않아도 요즘 같은 시기에 클럽이나 감성주점, 클럽 등을 피해야 한다는 사실은 누구나 안다. 알고는 있지만 모른 척하는 것이 문제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사회·경제적인 문제가 이어지고 있다. 해결책은 결국 코로나19가 잠잠해져야 한다는 것이다. 힘든 시기를 극복하기 위해 ‘나 하나쯤’보다는 ‘내가 먼저’ 나서는 모습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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