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이글스 어린이팬 박정원 군
“아이돌 노래보다 응원가 더 좋아”
“코로나19 사태로 ‘직관’ 못해 아쉬워
“청주 홈경기 더 많아졌으면 소망도

5일 오후 한화이글스 팬 박정원(6)군이 가족, 친구들과 함께 한화이글스와 NC다이노스의 TV 중계를 보며 응원하고 있다.
5일 오후 한화이글스 팬 박정원(6)군이 가족, 친구들과 함께 한화이글스와 NC다이노스의 TV 중계를 보며 응원하고 있다.
5일 오후 한화이글스 팬 박정원(6)군이 한화이글스와 NC다이노스의 TV 중계를 보며 응원가를 부르고 있다.

[동양일보 이도근 기자]유치원생 박정원(6)군의 하루는 프로야구로 시작해서 한화이글스로 끝난다. 아침을 먹으면서 전날 경기 얘기를 빼놓지 않고, 유치원에서도 친구들에게 한화 경기 이야기를 하거나 한화 응원가를 함께 부르기도 한다.

한화이글스 경기가 있는 날이면 빨리 저녁을 먹고 엄마와 함께 TV 앞에 앉는다. 경기 시작 전엔 “승리를 위하여 이글스여~ 우리들은 이글스다~”며 한화이글스 응원가 ‘라인업송’을 한껏 목청 높여 부른다. 비록 ‘직관’이 아닌 TV 앞 ‘집관’이지만 정원이는 한화이글스의 ‘꼬마 응원단장’으로 나선다. 하루의 시작과 끝이 한화야구로 마무리되고 있는 셈이다.

요즘 엄마와 정원이는 응원하는 한화이글스가 연패에 빠져 기분이 좋지 않다. 아빠가 응원하는 롯데자이언츠는 시즌 초 밑바닥에서 6위까지 올라왔다. 그나마 제일 좋아하는 하주석 선수가 작년 부상을 이겨내고 복귀해 좋은 성적을 냈었는데, 지난달 17일 롯데자이언츠 전에서 다시 다쳐 복귀하지 못하고 있어 예전만큼 신이 나지 않는 것 같다.

정원이가 야구와 한화이글스를 좋아하게 된 것은 가족들과 함께 야구장에 갔을 때부터다.

야구장에 앉아 TV에서나 보던 선수들이 치고 달리는 모습을 직접 보면서 관중들과 함께 응원가를 부르는 그 모습이 너무 좋았다. 엄마와 이모, 사촌들, 같은 아파트의 친구들이 다 같이 한화이글스를 좋아하고, 야구 얘기를 즐겨하는 분위기여서 정원이도 자연스레 한화이글스의 팬이 됐고, 팬심을 실컷 즐기고 있다.

정원이는 아이돌그룹 노래와 춤을 따라하는 또래 친구들과 달리 한화이글스 응원가를 부르는 게 더 재미있다. 정원이의 유치원 교사 문지영씨는 “정원이가 낮잠을 자다가도 잠꼬대로 ‘최!강!한!화! 워워워~’하면서 응원가를 부르기도 한다”고 귀띔했다.

최근 몇 년 동안 5월부터 여름철은 정원이에게 가장 신나는 시기였다. 어린이날을 시작으로 야구보기 좋은 날이 이어져 주말이면 가족들과 함께 대전구장으로, 청주구장으로 응원여행을 떠났다. 그러나 올해는 코로나19 사태로 좋아하는 선수들을 TV로나 봐야 한다.

정원이 엄마 안미영씨는 “하루빨리 코로나19 사태가 끝나서 정원이와 야구장을 다시 찾을 수 있길 바란다”며 “힘들더라도 한화이글스 청주 홈경기도 조금 더 늘었으면 하는 마음도 있다”고 말했다.

하루 빨리 좋아하는 야구를, 한화이글스를 ‘직관’하고 싶다는 정원이의 꿈은 조금 더 기다려야 할 것 같다. 최근 서울 이태원클럽과 부천 쿠팡 물류센터 등과 관련한 수도권 집단감염이 이어지면서 프로스포츠 관중 입장의 꿈은 더 멀어졌다.

현재 무관중 경기를 치르고 있는 프로야구는 학생 등교가 순차적으로 이뤄지는 것을 기점으로 코로나19가 크게 확산하지 않는다면 이달 중 제한적이라도 관중 입장을 시도하겠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최근 수도권 코로나19 감염사태로 이런 계획은 물거품이 되는 분위기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제2홈구장인 청주구장 홈경기 일정은 논의조차 못 하고 있다.

TV 앞에 들뜬 표정으로 선 ‘꼬마 응원단장’ 정원이는 어서 빨리 수많은 팬들과 함께 야구장에 가는 그날을 기대하고 있다. 예년 같이. 이도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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