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 시인, 안명혜 작가와 함께 40편의 시에 40편의 그림 담아

[동양일보 김미나 기자]시와 그림이 함께하는 아름다운 한 권의 시화집이 탄생했다.

이산(본명 김영환·60·청주시 흥덕구) 시인과 안명혜 미술작가의 환상의 콜라보를 만날 수 있는 시화집 <아흔 사랑법>이 출간됐다.

<아흔 사랑법>은 진정한 사랑의 의미와 인생의 이치를 담담한 언어로 표현한 시에 순박한 점과 선, 따뜻한 색채의 그림이 더해져 깊은 감동을 선사한다.

이번 책은 이산 시인이 시를 쓰고 안명혜 작가가 시를 읽고 느껴지는 감성을 그림으로 표현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졌다. 시 1편에 그림 1편씩을 담아 제목이 같은 40편의 시와 40편의 그림이 실렸다.

무엇보다 시집에는 어머니를 향한 애틋한 사랑이 곳곳에 묻어나는 시들이 눈에 띈다.

‘아흔이 넘은 교장 선생님의 칸트 시간은/아직 구부러진 적이 없다/아침 7시, 점심 1시, 저녁 6시!/5분이 지난 아침 준비로/70년 해로 세월이 아슬아슬하다/참다못한 막내딸의 이혼하라는 말씀에/사모님 고개가 세차게 좌우로 눕는다/지금은 안돼. 봄 되면 헤어질 거야!/봄까지 왜 기다려요?/이 엄동설한에 네 아비 쓰러지면 어떡하니?’ (‘아흔사랑법’ 중에서)

이 시인은 “올해 84세인 어머니는 치매로 대부분의 기억을 잃으셨지만 하직도 사랑 넘치는 소녀의 시적 감성을 갖고 있다”며 “이번 시화집 2부 어머니 편은 그 동안 어머니가 말씀하신 이야기들을 시로 정리한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한국은행 충북본부에 근무하고 있는 이 시인은 평소 일상생활 중에 떠오르는 시적 감상을 휴대폰에 메모하고 산책을 하거나 휴식 시간에 머릿속으로 퇴고한 다음 주로 늦은 밤이나 새벽에 시로 완성한다고 했다.

청주가 고향인 시인은 덕성초, 대성중, 대성고, 청주대를 나와 연세대 대학원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2007년 ‘문학세계’를 통해 등단해 시집 <사뜸마을의 샘>, <길에서 길은 열린다>와 산문집 <천자봉 일기>를 펴냈다.

그림을 그린 안명혜 작가는 홍익대 미술대학 서양화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29회의 개인전·초대전과 620회의 단체전에 참여했다. 현재 서울 돈화문갤러리 관장이다. 프리모아큐코리아. 132쪽. 1만5000원. 김미나 기자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