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성·열정으로 국내·외 요리경연대회 ‘평정’

국가대표 조리팀 이끌며 국제대회 휩쓴 '스타셰프'

풍부한 경험으로 저염·저당식 등 외식문화 선도

[동양일보 조석준 기자]“요리는 정직해야만 제대로 된 맛을 전할 수 있기 때문에 무엇보다 인성교육을 가장 중요시하고 있습니다. 아무리 조리기술이 뛰어난 사람이라 할지라도 이윤을 더 남기기 위해 안 좋은 재료로 음식을 만들다보면 결국 사람들로부터 외면당하기 때문이죠. 학생들이 열정을 갖고 자신의 미래 고객들에게 뛰어난 맛과 멋은 물론 안전한 음식을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학생들을 열정적으로 지도하며 국내·외 각종 요리경연대회에서 눈부신 성과를 거두고 있는 이윤호(49·사진·청주시 흥덕구 강내면 월곡리38·☏043-230-2195) 충청대 식품영양외식학부 교수.

호텔조리파티쉐전공과 영양학전공으로 구성된 충청대 식품영양외식학부는 △2017 필리핀요리대회 K-7 U.S PORK 골드메달 △2017 대한민국 국제요리·제과경연대회 최우수상 △2018 대한민국 국제요리·제과경연대회 대상, 최우수상, 금상, 은상, 동상 △2018 대구음식관광박람회 이브코스요리부문 대상 △2019 KOREA월드푸드 챔피언십 대상, 최우상, 금상, 은상, 동상 △2019 제과제빵 민간기능경기대회 대상 △2020 대한민국 국제요리&제과경연대회 대상, 우수상, 금상, 은상, 동상 등을 수상했다.

충남보령 출신으로 경희호텔경영전문대학 호텔조리과와 초당대 조리과학과를 졸업하고, 경기대 대학원에서 석·박사 과정을 마친 이 교수는 국가대표 조리팀 단장으로 수많은 국제대회에서 이름을 알린 스타셰프이다. 그는 양식·중식·복어조리기능사에 이어 조리에 관한 전문지식· 기술을 갖춘 최상급 숙련기능인에게 부여되는 조리기능장(양식)으로 3000명에 이르는 한국조리사관직업전문학교와 동양요리제과학원, 최고의밥상을 설립·운영하다 2006년 지금의 충청대 식품영양외식학부 교수로 임용됐다.

조리기능장은 전국에 500명, 충북에는 이 교수를 포함해 8명뿐이다.

사실 이 교수는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인해 고교졸업 후 상경, 이태원 해밀톤호텔 레스토랑에서 웨이터생활을 하며 서빙과 청소, 커피내리는 일 등을 하던 중 호텔 조리팀에서 멋지게 양식요리를 만들어 내는 모습에 반해 조리사의 꿈을 키웠다. 그러나 조리사자격증 없이는 근무할 수 없다는 사실에 한때 좌절하기도 했지만 이 교수의 성실한 모습에 호텔대표가 조리팀 겸직을 승낙했다. 오전 6시부터 오후 2시까지 8시간 동안 웨이터로 근무한 뒤, 다시 오후 2시부터 밤 10시까지 8시간을 양식 조리보조로 근무하는 등 하루 16시간을 쉼 없이 일하며 꿈을 향해 묵묵히 나아갔다.

한식에도 관심이 많았던 그는 당시 강남 최고 인기메뉴였던 갈비탕과 꼬리곰탕 만드는 방법을 배우기 위해 다이너스티호텔로 자리를 옮겼고, 그 곳에서 중요한 사실을 알게 된다. 조리팀장이 반찬용 깍두기를 담그기 위해 가락동 농수산물시장에 직접 가서 가장 달고 맛있는 무를 까다롭게 고르는 모습에 식재료의 중요함을 깨달은 것이다.

이후 맨하탄호텔을 거쳐 역대 대통령들을 비롯해 정재계 거물급 인사 3000명만을 회원제로 운영하던 63시티 ‘거버넌스챔버’에 들어가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다. 호텔보다 비싼 가격으로 유명한 거버넌스챔버는 당시 요리사들에겐 꿈의 레스토랑으로 기존 메뉴 외에도 고객들이 원하는 음식을 모두 만들어내야 했기에 전국 각 지역 특산물을 이용한 다양한 요리를 접할 수 있었다.

“평소 제 요리를 좋아하셨던 고 김종필 총재님으로부터 ‘공부를 해야만 더 큰 꿈을 펼칠 수 있다’는 조언대로 대학에 들어갔고 석·박사 과정을 거쳐 지금 이 자리에 서게 된 거죠. 미래의 주인공인 학생들에게도 조리사는 꾸준히 공부해야만 새로운 트랜드를 만들어갈 수 있다고 강조하곤 합니다. 앞으로 저염식, 저당식 등 건강하고 새로운 식문화를 개척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청주에서 활동 중인 이 교수의 제자로는 공민영 마이디저트 대표, 이명진 삼학도수산 대표, 연승현 남들갈비 대표, 이인호 장수촌참옻닭 대표, 남윤정 어나더커피 대표 등이 있다.

현재 이 교수는 국제기능올림픽대회 한국위원회 요리심사장과 한국조리협회 부회장(저염식명인), 집단급식조리협회 회장을 맡고 있으며 가족으로 부인 이현서(47·시운F&B 대표)씨 와의 사이에 1남1녀가 있다. 글·사진 조석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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