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성수품 전년대비 5.4% 상승… 긴 장마·태풍 영향

청주시 청원구 한 대형마트에 깐대파 1봉이 4890원에 진열돼 있다.

[동양일보 김미나 기자]“김치가 떨어져서 겉절이를 하려고 배추 사러 마트에 갔는데 속도 안 찬 작은 배추가 5000원이나 해서 그냥 빈 손으로 돌아왔어요”

아들 셋을 둔 전업주부 이모(39·청주 오창읍)씨는 최근 마트에 갔다가 부쩍 오른 물가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이모씨는 “코로나19로 아이들이 교차 등교하면서 집에서 삼시세끼를 먹는 날이 늘어 그동안 안그래도 식비 지출이 많아 힘들었다”며 “장마가 지난 이후부터는 이제 마트 가기가 무서울 정도로 가격이 올라 뭘 해먹어야할지 더욱 고민스럽다”고 하소연했다.

코로나19, 길었던 장마와 태풍의 영향으로 장바구니 물가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야채 가격이 하늘 높이 치솟고 있어 서민들의 시름이 깊어져만 가고 있다.

한국여성소비자연합 청주지부가 대형마트, 전통시장, SSM 등 40개 업체를 대상으로 지난 15일 실시한 9월 생필품 물가조사에 따르면 주로 먹는 채소 9가지의 가격이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평균 58.53%나 올랐다.

조사 결과, 평균 채소 가격은 통배추(3kg) 8159원, 무(1.5kg) 3653원, 양배추(1.5kg) 1포기 4705원, 파(600g) 3494원, 양파(中1.5kg) 3877원, 오이(25cm, 1개) 1426원, 시금치(200g, 1단) 5146원, 감자(100g) 283원, 애호박(250g, 1개) 2743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대비 배추는 50.6%, 무는 93.1%, 양배추는 96.7%, 파는 34.6%, 양파는 66.5%, 오이는 77.1%, 시금치는 9.8%, 감자는 20.9%, 애호박은 77.5% 가격이 상승했다.

이런 가운데 추석 명절을 앞두고 성수품 구입비용도 인상될 전망이어서 주부들의 한숨이 더욱 커져만 가고 있다.

청주시가 추석 명절을 맞아 한국여성소비자연합 청주시지부과 함께 22일 주요 성수품 33개 품목에 대한 물가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년대비 약 5.4% 상승한 23만2968원으로 조사됐다.

또 이들 성수품의 총구입비용은 전통시장이 23만406원, SSM이 23만3765원, 대형마트가 23만4732원으로 전통시장과 대형마트가 약 1.8%의 차이를 보였다.

품목별 주요 상승품목으로는 배추(102%), 무(95%), 파(80%), 계란(24%) 등의 순이며, 반면 밤(-20%), 도라지(-11%), 약과(-10%), 동태(-5%) 등은 가격은 하락했다.

청주시 경제정책과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경제는 침체되고 소상공인의 어려움도 많은데다가 긴 여름 장마와 태풍으로 햇과일과 채소의 가격이 많이 인상된 상태”라며 “소비자들 스스로 가격이 비싼 제품을 대체할 수 있는 품목을 선정하는 등 공급과 수요를 조절할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미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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