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의회 ‘미호천 명칭 복원 토론회’ 뜨거운 관심

청주시 옥산읍 미호천 세월교에서 바라본 미호천 전경.

[동양일보 김미나 기자]일제강점기 때 붙여진 청주시 미호천의 명칭을 원래의 이름인 ‘동진강’으로 복원하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청주시의회 도시건설위원회는 17일 시의회 특별위원회실에서 ‘미호천 명칭 복원 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토론회는 청주시의회 의원, 시관계자, 각계 전문가, 시민 등 80여명이 참석해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이번 토론회는 운초문화재단(이사장 류귀현)이 창립 5주년 기념사업으로 미호천 명칭 복원사업을 선정한 이후 까치내 문화예술회와 함께 현장답사와 고문헌 등을 찾아 미호천의 옛 이름이 ‘동진강’이었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되면서 마련된 자리다.

17일 청주시의회 특별위원회실에서 열린 ‘미호천 명칭 복원 토론회’ 토론 참석자들이 토론하고 있다.
17일 청주시의회 특별위원회실에서 열린 ‘미호천 명칭 복원 토론회’ 토론 참석자들이 토론하고 있다.

토론회는 양승직 운초문화재단 이사의 ‘미호천의 명칭복원 필요성’을 주제로한 발제로 포문을 열었다. 양 이사는 “동국여지승람, 해동역사에 기록을 비롯한 자료고찰을 통해 일제가 식민지 정책으로 동진강을 미호천으로 명명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미호천의 명칭을 복원해 청주가 이 강을 중심으로 새로운 마스터플렌을 수립해 세계적 도시로 발전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본격적인 토론은 황경수 청주대 국어교육과 교수가 좌장을 맡아 진행됐다. 강민식 충북대박물관 선임연구원은 ‘미호천 명칭 복원의 역사적 당위성’을, 김영래 한국교원대 지리교육과 교수는 ‘미호천의 지형학적 특색’을 발표했다.

이어 박희두 서원대 지리교육과 명예교수와 김경중 청주국제에코콤플렉스 관장이 토론을 나눴다.

이날 토론회에서 강민식 연구원은 “하천 명칭의 통일은 일제강점기 식민정책과도 무관하지 않다”며 “지명 선정의 당위성은 물론이며 과연 지역 대표성과 확장성을 가졌는가에 대한 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또 박희두 명예교수는 “작천을 중심으로 한 미호천을 미호강이라 칭해도 무방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미호천은 하천길이 89.2km, 면적 1861㎢로 연강수량은 1250㎜, 하천폭은 200m에 달한다. 우리나라 4대강 다음을 차지하는 5위의 큰 하천임에도 불구하고 강이 아닌 천으로 불리고 있다.

‘미호천 명칭 복원 토론회’가 17일 청주시의회 특별위원회실에서 열렸다. 각계 각층의 전문가, 시민 등 80여명이 참석에 뜨거운 열기를 보였다.
‘미호천 명칭 복원 토론회’가 17일 청주시의회 특별위원회실에서 열렸다. 각계 각층의 전문가, 시민 등 80여명이 참석에 뜨거운 열기를 보였다.

미호천이라는 명칭은 고지도나 지명 관련 고서에는 기록돼 있지 않다. 일제강점기였던 1923년 일제가 발행한 조선지형도에 까치내 상류를 미호천으로 표기한 것이 첫 기록이다.

하지만 미호천을 동진강으로 표기한 고서는 많이 찾아볼 수 있다. 19세기에 간행된 청주읍지에는 ‘상류는 오근진이 되고 하류는 직목탄이 되어 연기 경계인 동진에 닿는다’는 기록이 나온다.

또 조선 후기 발간된 해동역사 속집 제14권 지리고에는 ‘동진강은 망이산으로부터 나와 남쪽으로 흘러’라는 기록이 있으며 동국여지승람에는 ‘동진, 그 근원이 셋이니 하나는 진천 두타산이오, 하나는 청주 적현이며, 하나는 전의에서 나오는데 남으로 흘러 공주의 금강으로 들어간다’고 기록돼 있다. 1872년 연기현 지도에서도 미호천을 동진강으로 표기했다.

미호천의 명칭을 복원해야한다는 움직임은 2014년 한 차례 시도된 적 있다. 2014년 당시 맹순자 청주시의회 의원은 5분 자유발언을 통해 “미호천은 차령산맥과 소백산맥을 두고 광혜원, 음성, 괴산에서 시작해 증평, 진천, 서청주의 6개 읍·면을 거쳐 세종시까지 이르는 90km 길이의 강”이라며 “미호천을 미호강으로 승격시켜야한다”고 발언한 바 있다. 김미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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