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2 1281만원 H3 1309만원..."계약금 부족해 실수요자 눈물난다" 원성

[동양일보 신서희 기자]세종시가 6-3생활권 주상복합 아파트 분양가격을 역대 최고금액인 1300만 원대(3.3㎥ 기준)로 책정하면서 실수요자 등을 중심으로 고분양가 논란이 일고 있다.

일부 시민들은 "확장.옵션계약금 포함하면 1억여원이나 되는 계약금을 현금으로 갖고 있는 서민이 있을까" "실수요자 눈물난다" "계약금이 부족해 청약을 포기해야 한다", "고분양가인 만큼 10% 계약금이면 좋겠다"라는 등 고분양가에 충격을 받은 분위기다.

전국적 투기세력이 몰리는 세종시 청약시장은 건설사들의 고분양가 책정에도 ‘청약 100% 완판’이 이어지는 특수성을 지녔다. 이번 고분양가 책정을 놓고, 세종시가 건설사들의 횡포를 오히려 부추겼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어 보인다.

20일 세종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 19일 6-3생활권 H2·H3블록에 들어서는 ‘세종 리첸시아 파밀리에’ 주상복합에 대한 분양가심사위원회를 열고, 3.3㎡당 평균 분양가격 상한금액을 H2블록 1281만 원, H3블록 1309만 원으로 각각 책정했다.

국민평수(국평)로 불리는 84㎡의 경우 확장비. 옵션 등을 포함하면 5억여원의 분양가가 예상되고 있다.

금호산업 컨소시엄이 공급하는 6-3생활권 주상복합 리첸시아 파밀리에는 H2블럭 770가구, H3블럭 580가구 등 총 1350가구로 구성됐다.

세종시 관계자는 “6-3생활권의 높은 택지가격과 기본형건축비의 상승치가 반영됐기 때문으로, 이전에 공급된 1-5생활권의 주상복합(우미건설) 분양가격(1145만 원)보다 상한금액이 다소 높은 금액”이라며 “여기에 지질에 따른 흙막이 및 차수벽 공사비 등 토목공사비용 명목으로 H2보다 H3의 분양가격 상한금액이 높게 나왔다”고 설명했다.

세종시가 이번에 결정한 공동주택 분양가격은 세종시 출범 이후 가장 높은 금액이다.

세종시 청약시장의 분양가격은 지난 2010년 한솔동 첫마을 아파트 3.3㎡당 639만 원에서, 2019년 7월 4-2생활권 3.3㎡당 1200만 원 수준으로 급등했다. 10년 사이 분양가격이 두 배 오르면서 실수요자의 부담을 안기고 있다.

이번 6-3생활권 주상복합의 고분양가는 인접지역과 비교했을 때 확연히 드러난다. 6-3생활권 인근 부지인 6-4생활권 마스터 힐스 아파트의 분양가는 지난 2018년 공급당시 3.3㎥당 평균 1020만 원 선으로 책정됐다.

또한 지난해 10월 분양을 마친 1-1생활권 M8블록 한림풀에버의 3.3㎡당 평균 분양가격은 1132만 원이다.

6-3생활권 토지가격 인상분을 반영해도 1300만 원이 넘는 분양가격은 과도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입장이다.

세종시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평균 분양가격이 1300만 원을 돌파한 것은 실수요자들 입장에선 부담이 되는 고분양가로 볼 수 있다”면서 “문제는 높은 금액에도 투기세력들이 몰려 100% 완판이 이어진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특히 세종시가 서민주거 안정의 정책기조를 역행하고 있다는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다.

이춘희 세종시장은 지난 2018년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으로부터 ‘세종시 예정지역 건축·주택 사무’를 이관 받으면서 “세종시는 시민주권특별자치시다. 시민들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한 건축·주택 사무를 펼치겠다”고 밝혔다.

시민들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하겠다는 이 시장이 ‘착한 분양가’가 아닌 ‘고분양가’를 내세운 점은,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투기세력은 분양가격이 다소 높지 않다고 인식할 수도 있지만, 서민들 입장에선 치솟는 분양가격이 부담이 되는 게 사실”이라면서 “세종시는 건설사 배 불리는 정책이 아닌, 서민들을 위한 정책을 펼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 신서희 기자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