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김산하·윤서령, 진천 김다현 TV 프로그램서 ‘인기몰이’
트로트에 판소리·민요 등 ‘국악’ 접목… 다채로운 무대 ‘매혹’

[동양일보 김미나 기자]‘쿵짝쿵짝 쿵짜라 쿵짝’

트로트 열풍이 식을 줄 모른다. 2019년 TV조선 ‘내일은 미스트롯' 송가인 열풍으로 시작된 트로트의 인기는 그야말로 ‘신드롬’이다. 방송국들은 저마다 트로트를 주제로 경연 프로그램을 선보이며 경쟁하고 있고 코로나19로 ‘방콕’ 하던 시청자들은 이내 ‘뽕짝’의 매력 속에 빠져들었다.

트로트 경연 프로그램이 홍수처럼 쏟아지고 있는 요즘, 숨은 고수들과 쟁쟁한 실력자들 사이에서 유난히 빛이 나는 3명의 ‘트로트 요정’이 주목받고 있다.

바로 충북이 낳은 트로트 샛별, 김산하(21·청주 용암동)·윤서령(19·청주 가경동)·김다현(12·친천 문백면)양. TV속 그녀들은 발랄하고 상큼한 매력으로 시청자들을 웃음 짓게 하지만 무대에 서면 나이를 짐작할 수 없는 깊은 울림으로 매번 감동을 선사한다.

대한민국 트로트의 미래, 김산하·윤서령·김다현 양의 일상과 음악, 꿈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편집자>

●국악트로트 퀸 김산하

‘어매 어매 우리 어매 뭣할라고 날 낳았던가~’

나훈아 곡 ‘어매’가 21살 김산하 양의 구성진 목소리로 울려 퍼진다. 산하 양의 이 무대는 KBS2TV ‘전국 트롯체전’의 레전드 무대로 손꼽힌다.

“경연 프로에 출연하면서 지금까지 불렀던 노래 중 가장 어려웠어요. 감정을 잡는 데도 어려움이 있었고 상당히 고음이어서 연습 자체가 힘들었던 곡이에요. 게다가 데스매치 무대여서 1:1로 경쟁하게 된 우승후보 진해성 님을 이길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었거든요. 사실 이 노래를 연습하면서 너무 힘들어서 울었던 적도 있어요.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이 악물고 연습했어요.”

연습벌레 산하 양은 이 곡으로 우승후보 진해성씨를 꺾었다. 그야말로 ‘무대를 찢었다’는 평가를 받으며 시청자들에게 ‘국악트로트 퀸 김산하’를 제대로 각인시켰다.

산하 양은 사실 현재 방송 중인 ‘전국 트롯체전’ 보다 앞서 출연한 MBC ‘편애중계’ 왕중왕전의 우승자로 유명하다. 당시 ‘상사화’, ‘잃어버린 정’, ‘막걸리한잔’, ‘초혼’, ‘여백’, ‘몰라몰라’, ‘소녀의 일기’ 등을 부르며 오버하지 않는 담담한 표정과 한 서린 듯한 깊은 음색을 뽐냈다.

이화여대 한국음악과 20학번 새내기인 산하양. 청주 청운중 시절 처음 판소리를 배웠고 이후 국악 명문인 서울국립전통예술고에 진학했다. 중학교때는 전교 8등을 했을 정도로 공부에도 재능을 보였다.

“청운중 밴드부에서 보컬을 하면서 음악에 관심을 가졌어요. 당시 국악소녀 송소희 님에게 빠져있을 때라 판소리를 배우고 싶었어요. 판소리를 늦게 시작한데다 워낙 잘하는 친구들이 많아서 처음 고등학교에 진학했을 때는 전공이 꼴찌였어요. 그런 상황이 더 열심히 연습할 수 있는 힘을 준 것 같아요.”

이런 산하 양의 영향을 받은 걸까. 여동생 3명 모두가 국악을 공부하고 있다. 산하 양은 4녀 중 장녀로 둘째가 가야금, 세째가 정가, 막내는 해금을 배운다.

산하 양은 고등학교 때부터 일찍 가족을 떠나 생활하면서 특히 입시를 앞두고 있던 고3 때가 제일 힘들었다고 했다.

“고3때는 서울 생활이 너무 힘들어서 시간만 되면 어떻게든 청주에 내려왔어요. 주로 사람이 없는 새벽 무심천에 나가 걸어다니면서 연습을 했죠. 청주만 오면 너무 맘이 편해져서 다른 친구들보다 스트레스를 덜 받으면서 입시 준비를 한 것 같아요.”

현재 산하 양은 ‘전국 트롯체전’ 지난 방송 듀엣미션에서 아쉽게 탈락한 상태. 하지만 그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울림이 있는 김산하’를 통해 다양한 매력을 만날 수 있다. 앞으로 그는 국악트로트 뿐 아니라 김산하만의 장르를 가진 아티스트가 되는 것이 꿈이다. 언젠가 잠실체조경기장에서 단독 콘서트를 하고 싶다는 포부도 전했다.
 

●트롯 전국체전의 공식 비타민 윤서령

“무대에서 즐기면 떨리는 마음을 극복할 수 있어요. 그 어떤 무대도 힘들지 않은 무대가 없었지만 연습에 연습을 거듭해서 좋은 공연을 선보이고 나면 너무 뿌듯하고 행복해요”

트롯 전국체전의 공식 비타민으로 불리는 윤서령 양. 지난 방송 듀엣미션을 끝으로 더 이상 트롯 전국체전에서는 만나볼 수 없게 됐지만 상큼발랄 서령 양의 매력에 많은 시청자들이 매료됐다.

서령 양은 ‘얄미운 사람’을 부르며 ‘트롯 전국체전’에 등장, 시원시원한 가창력과 특유의 끼를 발산하며 그 매력을 뽐냈다. 현재 충북예고 음악과 2학년 학생으로 경기민요를 전공하고 있다.

“민요가 트로트를 부를 때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창법이 서로 다르다 보니 약이 될 때가 있고 독이 될 때가 있어요. 그래서 많이 공부하고 연구하는 편이에요. 노래를 부르기 전 원곡을 충분히 듣고 분석하면서 연습해요.”

서령 양의 무대는 다채롭다. 손짓 하나, 표정 하나에 담아내는 연기력이 대단하다. 연습으로 만들어진 무대라기 보다 있는 그대로의 모습처럼 자연스럽다. 특히 춤을 추면서 공연한 ‘노래하며 춤추며’는 서령 양의 매력을 제대로 보여준 무대로 손꼽힌다.

서령 양의 트로트 첫 무대는 중학교 3학년 때 출전한 청주 무심천 벚꽃가요제. 당시 ‘새벽비’로 금상을 받으며 재능을 알게 됐다.

이어 2019년 제천에서 열린 23회 박달가요제에 출전해 동상을 받았다. 당시 아버지를 기쁘게 하기 위해 대회에 참가했다고 소감을 전했는데, 그의 아버지는 청주를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는 트로트 가수겸 노래강사 윤태경 씨다.

이후 지난해 KBS 2TV ‘노래가 좋아’에 언니 서희 양과 함께 출연해 ‘새벽비’를 불러 진정한 ‘트로트 패밀리’의 모습을 보여줬고 MBC ‘편애중계’에서는 준우승을 차지했다.

“가수인 아버지 덕분에 어릴 때부터 음악을 많이 듣고 자랐어요. 어떤 형식으로든 음악을 하고 싶었는데 경덕중 시절 국악을 본격적으로 배우기 시작했어요. 3월엔 고3이 되기 때문에 입시를 앞두고 고민이 돼요. 국악을 전공할지 실용음악을 전공할지 고민중이에요.”

서령 양은 올해 매니지먼트사와 전속 계약을 맺었다. 또 요즘엔 팬카페 ‘서령서령 윤서령’이 만들어져 그를 응원하는 사람들도 늘었다.

“행복함을 줄 수 있는 가수가 되고 싶어요. 좋은 노래로 많은 분들을 찾아가겠습니다. 앞으로 기대 많이 해주세요.”
 

●미스트롯 2의 깜찍이 김다현

TV조선 ‘내일은 미스트롯2’에 출전해 다양한 매력을 발산하고 있는 김다현 양.

다현양은 초등학생이지만 초등학생답지 않은 과감한 선곡과 능청스러운 감정연기로 시청자들의 눈길을 단박에 사로잡았다.

현재 진천군 문백면 문상초 5학년에 재학 중인 다현양은 4살 때부터 판소리를 배운 국악 영재다. 지난해 MBN ‘보이스트롯’에 출연해 2위를 하며 실력을 인정받은 트로트 천재이기도 하다.

다현 양은 청학동 김봉곤 훈장의 막내딸로 어린시절부터 여러 TV프로그램에 노출된 유명인사다.

“이번 방송에 출연하면서 시청자분들의 기대가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부담이 됐어요. 프로그램이 바뀌면 방송을 만드는 작가 언니들이나 PD 선생님들도 다 바뀌고 또 적응해야하되는 문제도 있어 처음엔 힘들었어요. 사실 첫 무대를 하기 전 밥도 잘 못 먹고 몸살도 앓았어요.”

그럼에도 ‘미스트롯’에서 다현양이 보여준 무대들은 어린 아이답지 않은 노련함이 돋보였다. 특히 동갑내기 친구 김수빈 양과 대결한 1:1 데스매치의 ‘회룡포’는 ‘신의 한수’가 됐다.

이 노래는 다현 양 특유의 폭발적인 가창력과 애절한 감성을 잘 드러내며 극찬을 받았다. 이 노래로 다현양은 미성년자 최초로 진(眞)의 왕관을 썼다.

현재 ‘미스트롯2’ 출연자 112명 가운데 25명이 남은 상황. 다현 양이 살고 있는 진천군에서는 주민들이 현수막을 내걸며 열렬히 응원하는 분위기다. 또 유튜브 채널 ‘김다현TV’와 ‘김봉곤TV, 팬카페 ‘얼씨구다현’에서는 전국 팬들의 응원이 뜨겁다.

“국악과 트로트를 접목시켜 나만의 색깔을 가진 새로운 음악을 하는 가수가 되고 싶어요. 앞으로 음반도 내고 활동도 열심히 할께요. 많이 사랑해주세요.”

김미나 기자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