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예총의 위상과 정체성을 확립하겠습니다”

[동양일보 김미나 기자]“충북예총의 위상과 정체성을 확립하는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신뢰받는 시스템이 정착되면 예술인들 간의 단합은 자연스럽게 이뤄질 것이라 생각합니다.”

(사)한국예총 충북도연합회 24대 회장에 당선된 김경식(61·사진·청주시 청원구 내덕동) 신임 회장의 각오다. 53대 52. 팽팽한 긴장감 속에 초박빙 승부로 펼쳐졌던 이번 선거에서 그는 단 1표차로 상대 후보를 꺾고 예총 회장에 당선됐다. 때문에 김 회장의 어깨는 더욱 무겁다.

사실 그는 선거후보등록일 일주일 전까지도 예총 회장 출마를 고사했다. 지역사회에서는 지성과 인품, 리더십을 두루 갖춘 그가 충북예총 회장의 적임자라며 일찌감치 그의 출마를 점쳤었다.

그럼에도 그는 끝내 출마를 고사하다 결국 설 연휴기간 결단을 내렸다. 선거후보등록 시작일 하루 전이었다.

김 회장은 “이번 충북예총 회장 선거는 회원 간 양극화가 극단적으로 흘러가는 양상이었다”며 “예총 회원의 한 사람으로써 더 이상 방관자가 되면 안되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설 연휴 내내 무심천을 걷고 걸으며 고민에 고민을 거듭해 지극히 혼자만의 판단으로 출마를 결심했다”고 강조했다.

준비 기간이 짧았던 선거운동은 최소한의 인원으로 2주 동안 11개 시·군을 바쁘게 돌아다니는 것으로 시작됐다.

그는 6개의 공약을 내걸었다. 공약은 △충북예총 위상과 정체성 확립 △지역 부회장 제도 신설 △국가 지원사업 공모 기획단 신설 △공연·전시 온라인 사업 시스템 구축 △충북 예술인 복지 향상 및 생태계 조성 △차세대 예술가 양성 등이다.

특히 선거운동을 하며 시·군 예총 간 소통과 정보공유를 위한 4개 지역의 ‘지역 부회장 제도’ 신설이라는 획기적인 제도를 제안해 눈길을 끌었다.

예총의 수직구조를 수평구조로 재편해보고자 하는 의지를 담았다.

그는 “충북예총은 지역 예술의 심장 역할을 해야한다”며 “비지니스를 위한 예술이 아니라 도민들에게 존중받는 예술인, 관으로부터 신뢰받는 예술인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청주가 고향인 그는 운호고를 졸업하고 모 대학의 토목과 78학번으로 진학했지만 어린시절부터 좋아했던 영화에 대한 꿈을 버리지 못하고 1983년에 청주대 연극영화학과에 입학했다.

이후 청주대 일반대학원 연극영화학사 석사, 서울기독대 대학원 철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1997년 광주예술전문대·서일대 영화과 등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다 2000년 청주대 연극영화학교 교수에 부임, 올해 학과장을 맡았다.

그는 좋은 영화를 만드는 영화감독이기도 하다. 대한민국 영상음반대상, 종교예술제 영화제, 인도 아샤 안터내셔널 필름페스티벌 등에서 ‘소년의 하루’(1996년), ‘잃어버린 시간’(1999년), ‘Healing Fields’(2003년), ‘남겨진 불씨’(2003년), ‘가을이야기’(2019년), ‘정의란무엇인가’(2019년) 등의 작품으로 상을 받았다.

지역 예술 발전을 위해 다양한 역할도 마다하지 않았다.

2000년부터 12년 동안 한국영화인협회 충북지회장을 역임했으며 충북문화재단 3대, 4대 대표이사를 지냈다.

또 한국광역문화재단연합회 회장, 직지코리아 조직위원회, 워컬처오픈2017 집행위원, 한국지역문화협력위원회 위원장 등을 맡아 활동했다. 무엇보다 청주영상위원회의 전신이 된 ‘촬영하기 좋은 도시, 아름다운 청주-렛잇고 청주’를 2009년 만든 주인공이기도 하다.

현재 아내 손혜경(60) 청주대 겸임교수(심리상담 전공)와 1남 1녀를 두고 있다.

그는 “마음의 복지가 중요하다”며 “ 마음의 복지는 문화예술을 통한 치유, 문화예술의 향유다”고 강조했다.

이어 “어려운 시기에도 세상이 살만한 가치가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하는 것은 문화예술이다”며 “충북예총이 그 역할을 해나가겠다”고 전했다.

김미나 기자 kmn@d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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