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영주 세종고등학교 예술부장

인재 성장 발판·학교 사회적협동조합 설립 등 유공
봉사단·가야금 악단 창단… 장애인·학생 활동 지도도 
세종 첫 대한민국 스승상 대상… 상금 2천만원기부 ‘눈길’
“교사로서 학생들에게 애정 갖고 앞길 생각해줘야
 퇴직 후에도 봉사 할 터… 삶의 원동력 가족에 감사”

[동양일보 신서희 기자]세종예술고등학교 현관문을 열고 들어서자 눈가에 미소를 머금은 한 여교사가 반갑게 맞이한다.

첫 만남에서 부터 느낄 수 있는 봉사정신과 사랑이 가득한 이 교사는 2021년 10회 대한민국 스승상에서 세종시 최초로 대상을 수상한 세종예술고등학교 박영주(53) 예술부장이다.

대상수상에 대해 "받을만한 사람이 받았다"는 주변 평가에 마음이 무겁다는 박 교사는 "이렇게 큰 상을 내가 받을 수 있을까? 그냥 포기하고 있었는데 대상 수상자로 연락을 받아 너무 놀랐다"며 "학교자체가 훌륭하기 때문에 이곳에서 열심히 일하니 이렇게 큰 상도 받을 수 있었던 것 같다"고 겸손해 했다.

대한민국 스승상은 교육부와 한국교직원공제회가 주관해 교육발전에 기여하고 학교지도와 교육혁신 등 교육.학술.연구활동에 우수한 공적이 있는 교원의 참다운 스승상을 정립하기 위해 도입된 상이다.

박 교사는 '세종예술고 2학년 음악과 학생들에게 음악을 묻다'를 출간해 4차 혁명시대가 요구하는 예술인재로 성장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하고 학생의 전공을 살린 '학교 사회적협동조합'설립 및 운영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또한 2008년 '마시멜로교사봉사단'을 창단해 장애인을 위한 사물놀이, 미술 등 동아리 활동을 충실하게 지도.운영했다.

세종예술고 학교유튜브도 직접 운영하고 제자를 모아서 가야금 악단 '해봄'을 창단, 운영하고 있다.

학생들이 바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교육활동에 전념했고 학생교육을 위해 꾸준히 노력해 학생.학부모.동료교원으로부터 존경을 받고 있기에 세종시교육청의 귀감이 되고 있다.

대상수상 상금 2000만원도 현금과 현물로 봉사단체에 기부했다. 뭐든 퍼주는 선생님이다.

특히 박 교사는 예술고등학교의 교사는 메니저 같은 존재라고 말한다.

제자들의 레슨이나 대회 스케쥴까지 관리해주는 그는 "교사는 멘토로서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첫 제자가 지금 46세다. 많은 경험들을 봐 왔기 때문에 진실된 멘토가 되어줄 수 있어 더 노력하고 제자들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고 말했다.

박 교사도 고등학교 시절 멘토가 되어줬던 담임선생님 덕분에 오늘날까지 최선을 다하는 교사의 삶을 살고 있다고 한다.

평택여고 시절 가야금을 접하게 된 박 교사는 성적도 1등급, 가야금 실력도 우수해 서울 유명 대학에 진학해 가야금 연주자가 되고 싶었지만 담임선생님의 권유로 공주사범대로 진학해 음악 뿐 아니라 공주대대학원에서 사회복지학까지 공부했다.

2004년 공주 봉황중학교에 부임했을 당시 현정효 미술교사와 함께 봉사활동을 시작한 것이 시초다.

당시 8살, 5살이었던 두아들의 손을 잡고 소망공동체 장애인 시설에서 열심히 봉사한 것이 20여년째 이어지고 있다.

특히 첫째 아들은 중복장애 2급(신체.지적)으로 거동이 불편하지만 친정언니가 한 건물에 같이 살면서 활동보조가로 도와주고 있다.

시아버지, 시이모, 시외숙모 등 시댁 식구들은 옆집에 살면서 식사봉사를 위해 음식을 만들때 모두 도와주는 등 다같은 마음으로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박 교사가 대상을 받기까지 열정적으로 일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단언컨대 가족이다.

박 교사는 "첫 근무지 서산에서 만나 결혼한 과학교사인 남편은 봉사활동 갈때 정신적.물질적 지원군"이라며 "작은 아들도 장애인 형을 부끄러워 하지 않고 늘 챙기고, 초등학교 때는 출근하느라 등교를 못 챙겨줘도 형의 손을 잡고 등교했다. 가족이 내 삶의 원동력"이라고 말했다.

이어 "교사라는 직업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며 "가르치는 아이들에게 애정을 갖고 앞 길을 생각해 주고 가족같은 따뜻한 마음으로 챙겨줘야 한다는 봉사정신이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 교사의 퇴직후 삶에도 봉사는 빠지지 않는다.

현재 박 교사의 집 1층에서 친정언니가 운영하고 있는 골목카페 동주(공주시 옥류동)를 개조해 마을공동체 사회복지시설로 운영할 계획이다.

박 교사는 "힘들고 지친 이웃들에게 따뜻한 마음을 나눌 수 있고 행복을 선물할 수 있는 마을의 사랑방 같은 곳으로 운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족으로는 부여 임천중에 근무하는 남편 김동찬(55) 과학교사와 26살의 발달장애 첫째 아들과 성균관대 법학행정학과에 재학중인 23살 둘째 아들이 있다.

세종 신서희 기자zzvv2504@d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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