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서 심의중... 공주시민들 “이번엔 꼭” 기대

송산리고분군의 무령왕릉. 문화재 보존을 위해 영구 폐쇄됐다.
무령왕릉(7호분)이 있는 송산리고분군

[동양일보 유환권 기자][단독] 무령왕릉 발굴 이래 지금까지 50년간 송산리고분군이라는 명칭을 사용함으로써 능의 위엄과 실효적 지위를 갖지 못한 아쉬움이 컸던 공주시에 ‘숙제’ 해결의 길이 열렸다.

지난 8일 열린 무령왕릉 발굴 50주년 기념식 축사에서 강경환 문화재청 차장은 “현재의 ‘송산리고분군’을 ‘무령왕릉’ 단어가 포함되는 명칭으로 바꾸기 위해 심의중이다. 소식을 전할수 있어 기쁘다”고 밝혔다.

문화재청은 지난 6월 21일 사적 명칭개선 자문회의에서 이 문제를 안건으로 올려 1차 통과시킨 것으로 파악됐다.

문화재청 실무 관계자는 12일 동양일보와의 통화에서 “현재 사적분과위원회로 넘겨 검토 중”이라며 강 차장이 발표한 내용을 구체적으로 확인해 줬다.

문화재청에서는 ‘무령왕릉군’ ‘백제왕릉군(무령왕릉)’ ‘무령왕릉고분군’ 등 다양한 선택지를 상정해 놓고 논의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송산리고분군은 일제강점기에 붙여진 이름이다. 송산리에 있는 무덤들이라는 단순 의미만 갖고 있는게 50년 내내 대내외적 문제점으로 지적돼 왔다.

시는 이에따라 2006년 송산리고분군을 무령왕릉 또는 무령왕릉이라는 단어가 들어가는 명칭으로 변경해 줄 것을 정부에 처음 요청했다.

송산리고분군은 웅진 도읍기 왕릉이라는 위상 및 성격을 반영하지 못하므로 왕족의 무덤임을 알 수 있는 왕릉원의 명칭 부여가 타당하다는 점 등을 이유로 들었다.

그러나 요청은 부결됐다. 시는 2011년에 재차 ‘사적 지정명칭 개선’ 검토안을 올렸지만 또 거부 당했다.

공주시가 올해 3월 문화재청으로부터 사적 지정 명칭에 대한 의견 조회 공문을 접수하고 ‘공주 웅진백제왕릉원’ 또는 ‘무령왕릉원’ 등의 명칭이 타당하다는 의견을 낸건 3번째 도전이다.

소식을 접한 시민사회는 술렁이고 있다.

박명훈 공주시 소상공인연합회장은 “송산리고분군이라는 명칭은 어감이 잘 와닿지 않고 학술적인데다 외부인들이 모르는 경우가 많아 관광·사업·홍보 측면에서 늘 부족한 느낌”이라며 “고대 무덤 중 유일하게 피장자가 확인된 역사적 가치와 왕릉 본연의 위엄에 걸맞는 정체성을 이번에 제대로 확립해 주기를 고대한다”고 말했다. 공주 유환권 기자 youyou9999@dynews.co.kr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